부여 무량사,다시 찾았습니다.

무량사는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에 있습니다. 무량사에는 대학교 재학 시절에 다녀온 적도 있었고, 옛날에 대학교 동기 친구가 홍산농업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다녀 오기도 했습니다.

외산면은 부여에서도 한참을 갔습니다. 외산면 소재지 바로 뒷 편에 무량사가 있습니다. 현재의 면소재지가 옛날에는 무량사 사하촌쯤 되었다는  뜻입니다.

무량사는 고색창연합니다. 백제시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 합니다. 극락전과 5층석탑과 석등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17세기 초에 대대적으로 중창을 했다지만, 건축양식도 그렇고, 타임머신을 타고 백제시대로 간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극락전은 김제 금산사 미륵전의 완전한 형태의 원형을 보는 것 같습니다. 단아하고 웅장합니다. 건물 크기가 주위를 둘러 쌓은 경관과 썩 잘 어울립니다. 화엄사 각황전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래도 주위의 산들의 규모가 크니 위압적이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무량사 극락전은 아담하지만 웅장하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지형에 어울리게 건물을 그렇게 지었겠다라고 여겨졌습니다.

무량사 5층석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7층탑과 닮았습니다. 목탑양식에서 석탑양식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아닌게 아니라 나무로 쌓은 탑과 같이 돌을 판재와 같이 다듬어서 탑을 구성했습니다. 층 수는 다르지만,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옛 모습이 바로 저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량사 석등이 또한 일품입니다. 조성된 연대가, 석등의 양식으로 보아, 신라말 고려초로 추정된다는데, 참 단아하고 아름답습니다. 고려시대 양식은 고려청자가 그렇듯이 날엽합니다. 탑도 그렇고, 석탑도 그렇다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모조품이라도 만들어서, 가까이 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쎄 그것이 어려운 일일까요?

무량사 명부전은 문을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빠꼼하게 드러난 할아버지 모습이 무섭게 느껴지지를 않았습니다. 어느 부잣집 사랑방 모습같이 정겹게 보였습니다. 모름지기,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지은 업보를 인정하고 명부의 판결에 순응하는 버릇을 들이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무량사의  모습을 다시 담았습니다. 유홍준 교수가 무량사 앞 쪽 어느 시골에 조그만 별장을 지었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뒤 늦게 아버님이 남겨주신 유산으로 서울에, 무슨 이름을 붙인, 집도 짓더니, 진짜 호강은 무량사 가까운 어느 곳에서 누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문화재를 좋아하는 것이, 책이 되고, 돈이 되고, 좋은 터를 고르는 안목이 된 것을 보면, 꽤 재미있게 사시는 분입니다. 그렇기는 해도, ” 아, 홍준이, 그애는 아직 라이프가 모자라!”라는 소리를 듣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그 보다 더 멋지게 사는 사람도 많은 모양입니다.

전주로 돌아오기 전에 대천해수욕장에 들렸습니다. 이왕이면  바다에 떨어지는 해를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금년 한 해도 이렇게 갔습니다. 고은 시인께서 한탄하시던 음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 “속절없어! 아! 속절없이 가고 있어!”  그 때가 고은 시인이 60대 후반이셨는데, 지금 80대 중반이십니다.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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