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보칼럼> 나는 시골 길을 달리는 게 좋다

<춘보칼럼>나는 시골 길을 달리는 게 좋다

아주 오래 전 돌아가신 저의 부친은
평범한 농부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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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스프리 호수 근처 아일랜드 시골길

소 쟁기로 논을 갈아 모를 심어 쌀을 생산, 식구들의 배를 채워주셨고 삽으로 흙을 파서 돌을 골라내어 고른 흙에 배추심고 고추 심어 김장으로 긴긴 겨울 반찬 걱정없이 식구들을 부양하셨고 호미로 밭을 갈아 깨를 심어 참기름을 생산, 식구들의 입맛도 살려주셨습니다 호남평야 너른 들녘, 서쪽으로 기울어가는 무지 무지하게 큰 태양의 저녁노을이 빠알갛다 못해 검푸른 핏빛으로 변해가면 긴 하루 들일 다 마치시고 논두렁 고랑 물에 흙 묻은 발과 검정 고무신 훌훌 씻으시고는 다 비우신 노오란 두꺼비표 막걸리 주전자를 지게 꼭지에 덜렁덜렁 매어달고 그 지게에 당신 쟁기를 얹히시고는 소의 고삐를 잡고 느릿느릿 걸어들어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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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스프리 호수 근처 아일랜드 시골길

가자, 가자 어서 가자, 이 노옴아.니네 집으로 어서 가자 이 노옴아. 해 넘어가는 것 안 보이냐 이 노옴아…..이랴, 쪼쪼쪼… 그러면 소 방울 워낭소리는 지게에 매단 노오란 양은 술 주전자 덜거덕 소리와 함께 너른 들녘을 허우허우 날게짓처럼 퍼져갔습니다 그 뒤를 나는 손가락에 잠자리 몇 마리 꾸미 꿰어 들고 맨발로 따라갔습니다. 따라오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저 검붉은 태양이 우리 집 가는 길 어디까지 따라오는지 연신 고개를 서쪽 지평선으로 돌리고 또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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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니스프리 호수 근처 시골길

그래서 그런가요, 나의 유소년 시절 내 하얀 머리 속 나의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소년의 무지개, 황홀한 24 색  크레파스로 채색되었던 그 무지개,
나의 그 시골은 지금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침잠되어 세월이 흘러도, 흘러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이 들어 더 진해지기만 합니다. 정말로 그래서 그런가요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나갈 때는 시골길이 더 좋습니다. 구불구불 논두덩 길을 따라, 졸졸졸 못자리 논물 따라 달리기가 그렇게 좋습니다
내가 사는 이곳, 용담리, 진북리, 대석리, 금사리, 그렇게 달리다보면 다가서는 남한강 물줄기, 나의 개와 함께하는 이른 아침 한바퀴, 나는 시골길이 좋습니다

춘포
박 복진
( faab  마라톤화 대표 )

This Post Has 2 Comments

  1. editor

    아일랜드, 레이크 디스트리트. 영어책에서 많이 봤던 이름입니다. 안개낀 호수가에 수선화가 무더기로 핀 곳이라지요. ‘아일랜드 연풍’이라는 영화도 생각이 납니다. 오빠가 여동생의 애인과 치고받고 권투를 해본후에 결혼승락을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언젠가 TV 화면에서 보니, 계절이 그래서 그랬던가, 황량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 그때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저런 황량한 곳을  ‘미치게’ 그리워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드니, ‘고향이란 그런 곳이구나’라고 비로소 수긍이 됩니다.   

  2. 박천배

    사진의 호수가 이니스프리인가요? 예이츠로 기억합니다만, 멋진 목가적 전원시가 하나 있었지묘.   꿀벌이 붕붕대고 히스가 우거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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