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담리 구담마을’, 그림 같습니다

언젠가 들렸었던 기억이 나서 찾아갔습니다. 그 때 ‘매화가 필때는 정말 경치가 좋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바로 그 때를 맞춰서 일부러 들린 것입니다. ‘임실군 덕치면 천담리 구담마을’. 그렇습니다. 그곳은 과연 짐작했던대로 절경이었습니다.

매화꽃 구경은 저녁무렵에, 밝은 달이 뜨면 더 좋고, 가라고 했습니다. 미술사학자로 유명한 ‘근원 김용준’이 쓴 수필에 나온 얘기입니다. 해질녁에 매화꽃이 더 아슴하게 보일뿐만 아니라, 매화향기가 아침 저녁으로 더 짙게 땅깔로 깔리기 때문 같습니다. 말대로 해가 뉘엇뉘엇할 때 도착해서 그랬던가,  강가에 핀 매화꽃과 향기가 더 없이 좋았습니다.

사진: 밭갈이 모습1

때가 마침 봄이라, 비탈밭을 쟁기질하는 분이 계셨습니다. 모처럼 옛 정취가 담긴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햇빛은 저녁무렵이라 옆에서 비치지, 어디를 바라봐도 그대로 풍경화요, 그대로 사진작품이었습니다.

사진: 밭갈이 모습2

어르신께 소가 몇 살이나 되었느냐고 여쭈어보니,  20살이 훨씬 넘었다고 하셨습니다. 소의 나이로 보면 어른신 연세나 비슷한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밭갈이 하는 소나, 쟁기질하시는 어른신이나 모두 무척 힘에 겨운 듯 했기 때문입니다.

사진: 쟁기를 잡으시는 모습

밭갈이하시는 어르신께 보온병에 준비해갔던 녹차를 권해드렸습니다. 그 사이에 언뜻보니, 쟁기의 모양이 특이했습니다. 산골이라 돌맹이들을 피하느라고, 쟁기의 보습이 볼록했던 것입니다. 평야지대에서는, 보습이 오목하고, 쟁기날이 휘어져 있어서, 간 흙을 한 쪽 방향으로 넘기도록 되어있습니다. 어르신의 쟁기를 살펴보니, 흙만 까서 고랑만 만드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흙을 까는 쟁기’라는 뜻으로 ‘까댕이’라고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쟁기( ‘까댕이’라고 부르는데, 구조가 특이했습니다.)

제가 쟁기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자,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런 쟁기는 이제 누가 못 만들어. 지금은 만드는 사람이 아마 하나도 없을꺼야’라고 하셨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을텐데, 요즈음은 누가 사는 사람도 없고, 파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사진: 어른께 따끈한 녹차를 대접해드렸습니다.

어르신께 ‘여기 구담마을 경치가 참 좋네요.’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좋지. 좋고 말고. 그런데 여기가 인심도 참 좋은데여.’ 하셨습니다.

사진: 밭갈이 모습 3

잠간 들렸다 온 곳이지만, ‘구담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이 오랫동안 눈에 삼삼할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 올리려고 사진을 용량이 작은 사이즈로 찍었지만, 별도로 용량이 큰 사이즈로도 찍어두었습니다. 인화지 전지로 뽑아서 필요한 경우에는  나누어드릴 계획입니다.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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