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이 북한을 도와주는 길”



 ‘<시민시대> 2010년 5월호’에서 전재

 

             “중국이 북한을 제대로 도와주는 길”

                                 이 홍 종 정치학박사/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지난 4월 21일 북한 외무성이 핵보유국임을 전제로 핵군축 노력에 참여하겠다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 핵보유국 불용(不容)’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세이모어 미국 백악관 대량살상무기(WMD) 정책조정관은 이날 워싱턴 D. C.의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미국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세이모어 조정관은 “이는 비단 미국의 입장일 뿐만 아니라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도 공유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중 현재 북한을 6자회담에 참여시켜 비핵화로 길로 이끌 수 있는 국가는 6자회담의 의장국인 중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고 유엔의 대북제재를 견디어 내고 있는 것은 중국의 석유 등 대북지원 때문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은 신의주와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를 2010년 10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중국은 작년 11월 두만강변에서도 창지투(창춘-지린-투먼) 선도구 개방사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승격시켰다. 북한이 올해 1월 중국 지린성과 가까운 함경북도의 라선(라진-선봉)시를 특별시로 지정한 것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압록강 지하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에 공급하는 석유를 저장하는 저유탱크가 단둥 시 외곽에 있다. 단둥 인근 저유소에 저장된 석유는 감압소를 거쳐 압록강 지하 파이프라인을 통해 북한으로 공급된다. 중국과 북한 사이의 지하 파이프라인은 11km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1974년에 대북 송유를 시작했다. 연간 약 50만 톤 정도를 북한에 공급한다는 이 저유소는 1983년에 건설됐으며, 헤이룽장성 따칭 유전과 랴오닝성 랴오허 유전 등에서 석유를 공급받는다.

북중관계가 이상상태에 빠질 때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석유지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 되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석유지원을 중단했다거나 또는 “아예 끊으면 파이프라인이 막히기 때문에 막히지 않을 정도로만 흘려보낸다”는 말도 나돈다.

지난 2월에도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중국은 6자회담 복귀 등 북한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9월 중순 랴오닝성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석유공급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고 보도했었다. 사실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끝나지만 이런 소식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북한이 석유공급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에게 석유를 싸게 팔거나 또는 무상지원 형태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위조방지 기능을 대폭 보강한 새로운 디자인의 100달러 지폐(일명 `슈퍼노트’) 발행 계획을 공식화한 가운데 최근 북중 국경 일대에서 가짜 `슈퍼노트’가 대량 유통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4월 2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비롯한 국경 지역에 난데없이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가 대량으로 풀렸다”면서 “미국이 새로운 도안의 슈퍼노트를 발행한다는 소문이 미리 퍼지면서 북한의 공작기관들이 100달러짜리 위조 지폐를 대량 유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은 “국제적인 사기극”이고 유일한 방법은 김정일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무력”에 의한 통일은 우리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므로 우리는 할 수 없이 설득을 하든 제재를 하든 “말”로서 통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핵이 생존 수단임으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제재를 통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중국과 같은 개혁과 개방을 하도록, 즉 어느 정도 시장경제 방식을 도입하게 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살림을 어렵게 하지만 버티고 있는 것은 석유 등 중국의 대북지원이다.

현재 중국의 대북한 정책의 핵심은 북한과 우호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고 북한 체재 존속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지원하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 공식적으로는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대북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제 2차 북핵 실험 이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증가하였다. 원만한 북중 관계를 위해서 2009년 말에 이어 2010년 초에 중국 고위당국자의 북한 방문이 이어졌다.

만약에 천안함 사건이 북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중국은 소문대로 김정일의 방중을 거절하는 것 이상으로 북한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불장난을 하도록 방치할 것이 아니라 설득하든 유엔의 강력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든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그리고 중국과 같은 개혁·개방의 길로 가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북한은 생존 수단으로서 핵을 보유하려고 한다지만 핵을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의 붕괴를 막고 북한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중국은 이해하고 북한에 이를 설득해야 한다.

글로벌 G2시대에 있어서 부상하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중국의 방관은 핵 비확산 측면에서 용납되기 어렵다. 중국이 북한을 방치할 경우 동아시아 지역 핵확산에 중국이 책임이 크다. 중국이 북한을 오랫동안 방치하고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경우 동아시아에서 이미 핵무기를 가질 능력과 준비가 되어 있는 국가들이 핵무장으로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은 북한을 후원하는 국가로서 그러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더 나아가 중국이 만일 핵 폐기 진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북한을 지원할 경우 북한의 개방과 시장체제로의 개혁,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향한 노력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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