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월동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습니다. 낮은 짧아지고, 밤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깊고 어두운 저 멀리 동지가 가물거립니다. 부쩍 짧아진 해에, 하는 일이라고는 별것이 없는데, 마음만 급해집니다. 거두어드릴 논밭이 없으니 무슨 걱정이냐고 하겠지만, 나름대로 월동할 준비는 꽤 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야 꽃대가 올라온 파초를 어쩌겠습니까, 사정없이 밑둥지를 잘라내고, 두툼하게 단열재를 모아 덮어 줬습니다. 홍초(칸나)가 문제였습니다. 늦게까지 새로운 꽃대가 올라와서 꽃을 피워대는 통에 차마 베어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줄기를 베어내고 뿌리를 캐어내서 갈무리하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봄철에 마대로 한 포대를 심었는데 무려 여덟 포대가 나왔습니다. 계화 큰 화분 세 개를 거실에 들여서 놓는 일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시골에 살다가 보니, 농약 분무기도 챙기고 수도를 덮는 등, 겨울맞이 채비가 꽤 많았습니다.

 


우리 삶의 질은 를 그 사람이 어떻게 영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 모두에게, 최저한이나마, ‘옷과 음식과 집이 주어졌느냐가 바로 그 나라의 민생이 아니겠습니까. 각 시대에 인류가 고안했던 다양한 정치체제도 최소한의 를 위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가운데 절실한 것부터 꼽는다면 먹는 것음식이고, 다음이 사는 곳’, 마지막이 입는 것일 것입니다. 그만큼 최저한으로 볼 때 먹는 음식이 중요하고, 입는 것, 옷은 먹는 음식과 비교하면 덜 절실하다는 얘깁니다. 우리나라도 경제 수준이 차츰 높아짐에 따라 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위정자는 겨울을 맞으면서 국민이 최저한의 가 얼마만큼 갖췄는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요즘 위정자들이 국민 개개인의 먹을 것이며 사는 집과 옷은 어떤지, 월동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이나 하고 있을까요?

 


카타르 월드컵 축구 열기가 대단합니다. 일본이 독일을 이긴 후에,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는 또 일본이 이길까 봐 보지 않았더니 일본이 졌었습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비겼습니다. 지지를 않았으니 잘 싸운 것이랍니다. 한국가나 경기는 2:0으로 지는 것까지 봤는데, 이튿날 보니 3:2로 졌답니다. 그것도 잘 싸운 것이랍니다. 이제 한국은 포르투갈을 이기지 못하면 16강에 탈락한다고 합니다. 그다음에는 어떻게 할까요. 한국이 16강에 올라가든 못 올라가든 개의치 말고 마음을 비워야 하겠지요.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월드컵 축구가 끝날 때까지 축구 그 자체를 즐겨야 할 것입니다. 한국이 가나에 패배하자 한국팀 몇몇 선수들에게 열성 팬들이 악성댓글을 달고 있다고 합니다. ‘더 잘 찰 수 있는데 일부러 져 줬다.’라는 주장이랍니다. 위로는 못 할망정 그런 터무니도 없는 얘기가 어디 있을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슬펐습니다.

 


작금 국제정세가 가뜩이나 살벌한 상황 속에서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노라니 지구촌이라는 말이 새삼스레 떠올랐습니다. 비디오 판독을 강화하고 루스 타임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등, 경기규칙을 개선하여 억울하게 여길만한 판정을 줄이려고 한 점은 대단히 좋게 보였습니다. 강대국들이 어떤 명확한 원칙도 없이 설치는 꼴을 보면서 축구 경기의 규칙이라도 배웠으면 싶었습니다. 축구경기장에는 국적은 불문하고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이 돋보였고 국제정치의 강대국이나 약소국은 없었습니다. 유럽의 유명한 구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각국에 이미 많이 있기에 더욱 친밀감이 느껴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보더라도, 유엔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하는 교착 상태에서, 인류의 평화를 깨뜨리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평화의 가치는 전쟁으로 인한 비용 자체를 훨씬 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는 듯합니다. 정부와 노조가 정면으로 서로 맞서며 전면전을 치를 태세입니다. 정부는 시멘트 수송을 중단하고 있는 화물연대에 대해서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고, 노조는 계엄령 선포라며 불복을 선언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노조들이 뒤따라서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하여 희생된 사람들의 유족들이 모여서 단체를 결성하고 정부에 집단으로 진상규명과 보상을 요구할 것이랍니다. 어쩌면 세월호 침몰사고의 전철을 또다시 밟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국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는 대신, 공권력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때마다 손으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 막게 키웠습니다. 대통령이 바쁜 행안부 장관과 함께 왜 날마다 이태원 희생자 조문을 했었는지 참 궁금합니다.

 


김장김치를 해마다 저희에게 두 통씩이나 주신 분이 계십니다. 올해는 죄송스러워 집사람과 함께 김장을 도와드렸습니다. 전주에 살면서 김제 시골에 벌통을 두고 양봉을 하는데 그곳에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현지에서 배추도 구입하고, 작업을 했습니다. 첫날은 배추 60포기쯤을 다듬어서 소금에 절였고 이튿날 씻어서 건져 뒀다가 셋째 날에 양념을 버무렸습니다. 자잘한 일이 많았습니다. 연로하신 두 분만 사시는데, 무슨 김치를 그렇게 많이 담으시는가 싶었더니 가까운 친지와 이웃과 나누는 재미 때문이라 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김치를 그렇게 담그셔서 나누시는 분이 계시다니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김치같이 맛있고도 기특한 반찬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나저나, 저희는 시골이라 석유보일러를 쓰고 있는데, 기름은 떨어져 가고, 예년보다 58%나 올랐다는데, 기름값은 언제 내리려나, 추위에 월동할 일이 걱정입니다.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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