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언각비> 13.영락의 계절, 숙살의 힘

삽상했던 바람이 제법 냉기가 더해져 소슬하다. 요사이 나무와 풀잎들은 너도나도 제 몸을 말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여름내 진초록을 뽐냈던 푸나무들은 어느새 숙살(肅殺)돼 울긋불긋 단풍이 들거나 갈색으로 변해 있다. 이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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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12. 참척보다 & 참척하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정과 사랑으로 맺어진 게 부모와 자식 간의 인연이다. 하지만 그 연줄이 죽음으로 끊어지는 경우는 얼마나 애달프고 참담한가. 흔히 폐부를 찌르고 애를 끊는다고는 하지만 그 심경을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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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11. 실솔이든 촉직이든

귀뚜라미 소리를 들어본 적이 오래다. 예전에 호젓한 가을밤 문지방에서 혹은 마루 밑에서 울어대던 귀뚜라미 소리는 잠이 안 오는 밤 정신을 더욱 또렷하게 했다. 그러나 요즘은 주거환경이 많이 바뀐 탓에 귀뚜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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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7. 불록이냐 사망이냐

죽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옛날에는 생전의 신분에 따라 죽음을 호칭하는 등급이 달랐다. 이름 하여 사지오등(死之五等)이 그것이다. 이르건대 왕이 죽으면 붕(崩), 제후가 죽으면 훙(薨), 대부가 죽으면 졸(卒), 선비가 죽으면 불록(不祿), 서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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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6. 깅가밍가& 알쏭달쏭

이것인지 저것인지 불분명할 때 우리는 보통 헷갈린다거나 ‘알쏭달쏭’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말을 일본말로 하면? 답은 ‘아리까리’다. 중국어로는 ‘갸우뚱’, 프랑스어로는 ‘아리송’이다. 독일어로는 ‘애매모흐(애매모호의 변형)’이며, 케냐어로는 ‘깅가밍가’다.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 있는 우스갯소리다. ‘긴가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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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5. 흐지부지& 휘지비지

흔히 새해, 새 학기, 새 달이 되면 새로운 각오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처음에 굳세게 다짐했던 결심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고 만다. 살을 빼겠다고 다짐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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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4. 오비이락(烏飛梨落)

요즘 농가는 물론 도회지에까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한다는 소식을 접한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니 사살하게 되고 결국은 사냥을 허용하는 쪽으로 논의가 되는 모양이다. 여기서 문득 생각나는 고사가 ‘오비이락(烏飛梨落)’이다. 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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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3. 절대절명, 절체절명?

결론부터 말하건대 ‘절대절명’은 잘못 쓰는 말이다. ‘절대절명’이란 낱말은 없다. ‘절체절명(絶體絶命)’으로 적어야 맞다. 절대란 낱말과 절명이란 낱말이 있으니 이를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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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2. 흥청(興淸)거리다

만언각비(漫言覺非) 2. 흥청거리다   조선조 연산군시절에는 채홍사(採紅使)라는 아주 특별한(?) 관리가 있었다. 이 벼슬이 폭군 연산군이 행한 전대미문의 엽색행각에 대한 역사적인 증거다. 황음무도(荒淫無道)한 연산군은 여색에 대한 탐락이 도를 넘어 날로 기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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