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목서, 은목서, 구골목서

목서 처럼 향기가 좋은 꽃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다. 목서는 곳곳에 있으면서도 의외로 아는 사람들이 적다. 나도 목서라는 나무를 안지가 몇 년이 되지를 못한다.  전북 고창에 구한 말 존경받는 학자로서 ‘김정회’선생이 계셨다. 언젠가 고창고등학교 교장실에 간 적이 있었다. 정수일선생이 교장으로 계셨는데, 수학과 연구학교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었이다.  교장실에서 ‘자이엄(慈而嚴)’이라는 김정회 선생의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김정회선생의 고택은 고창에서 아산면 쪽으로 가다가 왼쪽에 있다. 울 안에 연못과 별장이 있는 대 저택이다.

사진:은목서

내가 들렸을 때는, 11월 말 쯤으로 기억되는데, 가는 눈발이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다. 안마당 가운데 무슨 호랑가시나무 비슷한 나무에 좁쌀같은 꽃이 피었는데 향기가 진동하고 꿀벌들이 잉잉거리고 있었다. 그 당시 김정회 선생의 손자 되는 분이 강호상고 교감으로 재직 중이셨는데, 일행 가운데 한 분이 전화로 무슨 나무인지 직접 여쭈어 봤다. ‘목서’라고 했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사진:은목서

그 후 목서에 대해서 알아 봤다. 목서는 소위 ‘물푸레과’ 나무였다. 가지를 꺾어 물 속에 담가두면 물이 푸른색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목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피는 순서에 따르면, 9월 중순 경에 피는 금목서, 10월 초순에 피는 은목서, 11월 초에 피는 구골목서이다. 금목서는 꽃 색깔이 노랗고, 향기가 사과향 비슷하고 이파리가 길쭉하다.

사진:금목서

은목서는 잎이 사철나무 처럼 넓고 둘레에 작은 톱니가 있다. 향기는 구골목서와 비슷하다. 구골목서는, 언듯 보면 호랑가시나무로 착각하는데, 잎이 호랑가시는 어긋나게 있고, 구골 목서는 잎이 마주 본다. 무엇 보다, 구골목서라는 이름 자체가 잎의 나오고 들어간 골이 아홉개라서 붙여졌다.

사진:구골목서

사진은 2009년 10월 14일 아침에 찍은 것들이다. 사진을 보면 금목서는 거의 졌고, 은목서는 한창이고, 구골목서는 조그만하게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 모습이 보인다.  셋 가운데 향기가 제일 좋은 것은 구골목서이다. 그래서 그냥 목서라면 구골목서를 뜻 한다. 재미있는 것은 구골목서의 이파리이다. 햇볕을 많이 받은 잎들은 정확히 ‘구골’인데, 그늘진 곳의 이파리는 돌기가 없이 밋밋하다. 전주 시내에는 전주신흥중학교 교정의 금목서가 유명하고 전주기전대학에도 꽤 오래 된 구골목서가 있다.

사진:구골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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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Has One Comment

  1. 이강록

    꼼꼼하고 자상한 설명이 매우 고맙습니다. 목서를 직접 본 뒤에 쓰신 글을 읽게되니 느낌(젊은애들 표현으로는 ‘퓔’이라던가요)이 확 와닿는군요.

    사진도 아주 아름답고요. 화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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