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의 계절입니다.

올해도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멀리서 때를 알고 찾아오시는 손님처럼, 어김없이 나타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향기도 오래 된 향기가 있고,  새로운 향기가 있습니다. 해당화꽃 향기는, 찔레꽃이나 작약꽃 향기 처럼,  오래 된 향기입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 고향 마을 골목에 동동동 북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먼 기억속의 냄새입니다.  동동구루무,  그것이 꽃 향기속에 신비롭게 그대로 숨어있는 것을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닙니다.

젊으신 어머님께서는 아침 저녁으로 세수를 하시고 경대앞에 앉으셔서 화장을 하셨습니다. 그때 무슨 냄새였던가, 그 독하고 쏘는 듯한 냄새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습니다.  한참 나이가 든 뒤에야 그것이 동동구루무나 박가분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작약꽃 향기를 맡고 갑자기 깜짝 놀랐습니다. 먼 기억 속의 그 동동구루무 냄새가 신기하게도 고스란히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동구루무냄새는 작약꽃 말고도,  찔레꽃, 해당화꽃 속에서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꽃들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오래 된 그 향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간직했었는지, 그것은 참으로 경이로운 발견이었습니다.

향  기

그리운 추억이 선명합니까.

철이 되면 움이 트고 꽃이 피듯이,

모습과 향취가 그렇게 또렷합니까.

아, 꽃 향기는, 어떻게

그런 신비를 갖었을까요.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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