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 동백꽃을 보기엔 아직 때가 이릅니다. 꼭 동백꽃을 보기위한 것은 아니였고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를 타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전주에서 오전 10시 25분 출발하는 여수행 완행열차 표를 끊었습니다. 기차가 10분쯤 늦는다더니, 25분이 늦게 도착했습니다.

열차를 타는 승강장에 간이 휴게실이 있었습니다. 날씨가 춥다보니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대부분 옹기종기 모여들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건너편 차선으로 서울행 KTX가 들어왔습니다. 기차가 들어오는 순간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종착역인 여수엑스포역에 12시 20분쯤 도착했습니다. 모든 승객들이 내렸습니다. 조금 빨리 나가나 늦게 나가나 그것이 그것일텐데 사람들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바삐바삐 나갑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를 타려고 반대편으로 바삐 걸어가는 어떤 아버지와 어린 아들을 봤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의 체격에 맞지않게 큰 여행용 트렁크를 아들에게 맞겼습니다. 아들은 신이 나서 트렁크를 끌고 앞서 갔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오동도까지 연결된 제방을 운행하는 ‘동백열차’라는 교통수단이 있었습니다. 성인 편도 800원이었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했습니다. 풍랑이 칠 때는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동도에 음식점이 있었는데, 어찌된 까닭이 있겠지만, 규모는 큰데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모름지기 음식을 싸고 맛있게 장사를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갈치조림을 시켰는데, 짜고 달고, 밑반찬이 부실했습니다. 콩나물 국물이나, 미역국물 또는 무우-배추 시레기 국물이라도 넉넉하게 곁드리면, 널리 소문도 나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았습니다.

음식점 바로 뒷쪽에서 오동도 신책로가 시작 되었습니다. 동백꽃은 안 피었지만 싱싱한 동백이파리의 동백숲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산책로에는 직접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갯바위 코스도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웠지만 시원한 풍경을 놓칠 수가 없어서 내려가 봤습니다. 여기는 남해, 군산 앞바다의 물과는 달랐습니다. 바닷물 빛깔이 여러가지 입니다. 언젠가 울릉도에 갈 때, 동해 깊은 곳의 바닷물은 잉크색이었습니다. 검푸른 빛깔이 무섭게 보였습니다. 오동도 앞 바닷물은 옅은 쪽빛, 맑은 가을 하늘빛에 가까웠습니다.


오동도 산책로를 걷는 재미는 동백숲의 터널과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다 경치가 일품이었습니다. 동백꽃도 피었다면 더 좋았겠지요.

가장 높은 곳에 등대가 있었습니다. 입구에 초상화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가 둘 있었습니다. 케리커춰는 1만원, 초상화는 2만원이었습니다.

동백차를 파는 조그만 가게도 있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한가롭게 보였습니다. 관광 시즌에 단체손님들이 오면 정신없이 바쁠 때도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차를 사 마시면 나머지 사람들도 덩달라서 줄을 잇고 사먹을 것입니다.

오동도 등대 모습입니다. 등대에 들어가고 있는 어느 남자의 실루엣이 역광을 받아 보기에 좋습니다.

등대에 있는 관망대에서 주변 경관을 바라봤습니다. 유리창이 둘러 쳐 있어서 빛이 반사 되어 보입니다.

동백꽃은 어쩌다 몇 송이씩 피어 있었습니다. 홑동백이 작고 촌스럽게 보였습니다. 개량종보다 그렇게 작고 수줍은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맞은 편에서 오는 어느 가족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이 눈에 뜨이면, 나중에 약간 문제가 되더라도, 지체없이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정경’ 사진은 ‘몰카’ 사진과 다릅니다. 오동도 전경을찍은 포스타 사진입니다. ‘드론’이 있다면 제가 직접 찍었겠지만, 그렇게라도 전경사진은 보고 드리고 싶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보니 여수엑스포역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옛날 여수역 근처에 있던 제분회사나 시멘트회사 석탄회사 하치장이 있던 자리가 지금의 엑스포가 열린 곳이고 여수엑스포 기차역이 되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여수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오동도가는 제방이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여수역에서 4시 40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기차표를 예약했습니다. 예정대로 오면 6시 17분에 전주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여수엑스포역 대합실에서 30여분을 기다렸습니다. 대합실에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제 나름대로 시간을 보냅니다. 대합실에 세월이 지난 잡지라도 여러 종류를 넉넉하게 준비해 놓으면 많이 활용 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바삐 대합실에 들어오는 정겨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역시 잊지못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사진에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풍경사진이라도 사람의 이야기 같이 아름다운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김민기 선생 얘기로 기억이 됩니다만, 옛날 경기중학교 미술부에서는 정물그림을 우습게 알았답니다. 스케치북을 들고 거리로 나가서 그림을 그려야 된다는 것이 미술하는 사람으로서 불문률이었답니다. 겨우 중학생들이 말입니다. 정말 패기가 대단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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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상권 때문에 사진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곤욕을 치루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사진을 찍히고 싶지 않으면, 집안에서 나오지 않으면 되는데, 사람 붐비는 관광지에 와서 사진 찍었다 뭐라 하고 심하면 대놓고 지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오동도는 동백꽃이 일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