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집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오랫 동안 쓰고 있던 오디오도 다시 관심을 갖고 살펴봤습니다. 우선 잡음이 섞이는 매킨토시 진공관 튜너부터 서울로 보내서 수리를 맡겼습니다. 앰프는 이베이에서 진공관을 구입하여 교체를 했습니다. 진공관은 RCA의 것이 확실시 우수했습니다. RCA 6SJ7 메탈관은 6개를 신품으로 구입했고, RCA 6L6G도, 낡았지만 에이징이 잘 된 것으로 짝을 맞추어, 4개를 구입, 교체하였습니다. 나머지 진공관들도 일단 신품으로 바꿨습니다. 항아리관이라고 불리는, RCA 6L6G를 교체한 후에는 놀랄 만큼 소리가 좋아졌습니다. 진공관을 바꾸니 소리가 쌩쌩해졌습니다. 앞으로 한참을 들을 후, 에이징이 된 후에나, 보다 부드러운 소리가 날 것입니다. 쌩쌩한 소리를 듣는 것도, 생김치를 먹는 듯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처럼 듣는 자극적인 소리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겨울 내내 묵은 김치를 먹다가 생김치를 먹는 느낌이 듭니다.

서울대학교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성균관대학교 사거리에 있는, 알라딘에 들립니다. 그곳 알라딘에 들릴 때마다 중고 클래식 CD를 꽤 건져갖고 옵니다. 얼마전에는 조지 셀이 지휘하고, 에밀 길레스가 피아노를 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과 ‘멜로스앙상블’의 11장짜리 CD를 샀습니다. 제가 멜로스앙상블에 관심을 가진 기억이 없었는데, 음반에 들어있는 해설을 읽고 매우 가치있는 단체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진공관을 바꾼 앰프의 소리가 멜로스앙상블의 소리를 더욱 고색창연하게 하면서 색다른 감동을 줬습니다.

멜로스앙상블은 1950년 영국 런던에서 창립되었답니다. 맬로스앙상블과 같은 구성으로 된, 세계적인 명성을 성취한 단체로서는, 꼭 세번째에 해당하는그룹이랍니다. 앙상블이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통상적으로 현악사중주단이나 피아노트리오와 같은 단체들이 연주할 수 없는 악기편성으로 된 곡들을 연주하게 하기 위한, 열 두어명 남짓으로 된, 가변적인 ‘인재풀’로서 뒷받침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답니다. 그동안, 19세기 초반부터, 그런 앙상블 곡들의 연주는 빈필이나 베를린필의 단원들이 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29년에 ‘첵코9중주단(Czech Nonet)’이, 스포르의 9중주곡을 바탕으로, 프라하에서 결성되었답니다. 1947년에는 ‘빈8중주단(Vienna Octet)’이 결성되었고, 이 것이 런던에서 멜로스앙상블을 결성하게 된 자극이 되었답니다. 그 당시 영국은 2차대전의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폭격 맞은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었지만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시기였다고 합니다.
을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