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춘포
박 복진입니다
연속극을 보고서 한 마디 하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이미 돌팔매를 맞겠다는 뜻인데
글쎄요.. 요즈음 달리 할 일도 없고… 오늘 아침 새벽 달리기를 하면서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이니 부담없이 한 번 지껄여볼랍니다.
추노,
도망간 노비를 쫓는 사람이라…. 거 제목 자체가 무척 특이해서 두서너 번 보았지요.
한동안 정신없이 보았던 외화 프리즌 브레이크를 연상케 하는 감동, 흥분 만점의
( 스릴 만점의 스릴이라는 어려운 발음의 단어를 안쓰려고 ) 연속극을 기대했다는 뜻
입니다. 제가 이 연속극을 보고 실망했다는 뜻이 절대로 아니니 악의의 덧글을 달려고
자판에 손가락을 올렸다면 조금만 참으십시오.
전문 용어는 모르지만, 두루미 모가지 기중기 ( 크레인 ) 위에서 360도 돌아가는 촬영기법
이라던가, 고속으로 돌아가다가 별안간에 저속으로 돌아가는 화면이라던가, 그리고 꽤나
정성을 드린 영화 가건물 장치 ( 쎗트 ),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위 쵸콜릿 복근 근육과
구릿빛 피부, 덥수룩한 수염, 남루한 복장, 떡진 머릿칼 등의 하층 남자 주인공들 모습,
네, 네, 네, 제 기준으로만 본다면 아주, 아주 좋았습니다. 그래야지요. 이야기 시대의
설정이라던가, 배우가 하는 연기가 그것들을 요구한다면 그래야지요.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에서 벌어지던 마약 밀매 영화, 트레픽 장면들이 떠오르는 그야말로 먼지 풀풀나는
그런 장면들 아주 좋았습니다. 옛날 60 년대, 70 년대 배우 따로 성우 따로 신성일
영화처럼 그렇지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들의 복장과 말투가 영, 이 분들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연기를 포함해서 말투나, 움직임은 그 연기자 고유의 것이니 제가 논하지 않겠습니다만,
이 분들의 복장이, 아니 몇 날 며칠을 산으로, 숲으로, 강으로 숨어서 도망다니는 복장이
어쩌면 그렇게 방금 세탁소에서 찾아온 옷처럼 말짱하고 얼굴의 화장은 반나절 소금절여
방금 꺼낸 배추 밑둥처럼 하얗다는 것입니까?
한국 대표 미인 ( 미스 코리아 ) 들의 화장처럼 곱게 곱게만 차린 얼굴 분장, 곰표 밀가루
처럼 하얀 그 여주인공들 눈부시게 흰 저고리 동정을 보셨나요. 이야기 전개처럼 그렇게
바삐 도망다니면 적어도 동정 끝에 때꼬장물 한 방울 정도는 묻어야되는 것 아닌지요?
어느 여주인공은 하얀 소복 차림으로 도망다니고, 어느 여주인공은 분홍색 치마로 몇 날
며칠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데, 옷의 세탁 상태가 철벽 청결, 너무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몹시 바쁘다는 영어 표현에, 모가지 잘린 수탁이 그 모가지 잘린 줄도 모르고 졸라 뛰어
다닌다는 표현이 있는 데 이 분들이 너무 바빠 위의 그런 사항들은 미처 관심을 못 가졌
을까요? 우리가 어쩌다 마라톤 대회장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방금 완주한 사람의
표정은 정말로 그 먼 길을 달려온 것 같은 꼬지지한 모습 그대로가 곧 예술이요, 생생
기록이지만, 맡긴 물건 찾아 씻고, 닦고 완주선에서 나중에 찍은 말짱 사진은 현실감이
없듯, 저는 추노의 이 부분이 몹시 안따까웠지요.
별도로 돈 들어가는 것 아니고 이야기 설정에 맞게 좀 더 ,
좀 더 전문 직업 정신 ( 프로정신 )에 맞게 해야지 않을까요?
저하고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아조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화두 하나가 오늘 아침 내
새벽 달리기에 끼어들어 귀찮게 하네요. 추노여, 힘내라 !
춘포
박 복진
( faab 마라톤화 대표 )

맞습니다. 웬일인지 땀냄새가 나질 않게 분장을 시키네요. 주인공이니 고결하게 보이고 싶은 것일까요? 제가 사는 마을에서도 이틀 쯤 찍었다는데, 보다 안보다 해서언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