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봉’ 앞-뒷모습 봤습니다

11월이면 늦가을 입니다. 정읍 내장산에 가서 ‘서래봉’의 앞 모습과 뒷 모습을 봤습니다. 내장 저수지 쪽에서 뒷 모습을 먼저 본 다음, 서래봉 중턱에 있는 벽련암에 가서 그 앞모습을 다시 봤습니다.  저는 표정이 많은 앞모습 보다도 윤곽만이 아련하게 보이는 산의 뒷모습이 더 좋았습니다.

사람의 앞모습과 뒷모습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우리들의 앞모습은 표정이 너무 많습니다. 기쁘면 기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감정이 넘쳐 흐릅니다. 우리들의 앞모습은 주위사람들을 흐뭇하게도 하지만, 짜증이 나고, 피곤하게도 합니다.  뒷모습은 어떻습니까.

사람의 뒷모습은 그 어딘가 슬픔과 그리움이 베어있습니다. 수 많은 영화들이 석양에 역광을 받으며 사라져가는 주인공의 실루엣을 보여주면서 끝이 납니다.  그 사라져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뜻이겠지요.  산의 모습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산은 둘레마져 가득한 어떤 충만함이 있습니다.  먼 산의 흐릿한 뒷모습은, 무엇이라고 하는 언어는 없고, 그냥 큰 어떤 느낌만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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