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되어 21 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앞으로 심상치 않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국경일인 삼일절 자체가 일제 침략에 항거하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기리는 날이고 보면 박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메세지는 뜻 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일본의 자세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상황은 심각한 것 같다. 아베를 비롯한 아소 등, 2 차 대전의 전범들의 후손들이 정치권의 전면에서 노골적으로 군국주의를 옹호하고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국과 북한 그리고 일본의 지도자들은 전 시대 정치지도자들의 후손들이다. 한국과 북한의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이지만, 일본 아베 수상의 외조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1급 전범이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바가 있다. 특히 얼마 전 일본의 아베 총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메릴랜드 대학의 ‘빅터 차’교수의 한-일 간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이 함축하는 바가 크다. 다분히 우려 섞인 빅터 차의 질문에 아베는 언뜻 동문서답과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외조부와 박정희 대통령은 막역한 사이였다”라는 아베의 대답은 무슨 뜻일까. 그 얘기를 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질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북한-일본 사이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 비슷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최근 대마도의 관음사에 있던 금동관음불상이 장물신세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어 일본으로 되돌려줄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의 대마도나 가고시마는 왜구들의 소굴이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후손들 끼리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 그것이 한-일 관계다. 아베 총리에게 전범 선조를 둔 것으로 잘못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선조들에 대한 정확한 역사인식 없이는 우리에게는 전범과 똑 같은 가해자가 된다. 그것은 비극이다. 역사를 다시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