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시대> 2010년 1월호
4대강 사업과 사회통합
이 홍 종 정치학박사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가 지난 12월 23일 출범했다. 위원장은 고건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위원은 고 전 총리를 포함해 민간위원 32명, 관계부처 장관(당연직) 16명 등 48명이다. 사회통합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따뜻한 자유주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자.”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볼 수 있다. 고 위원장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며, 소통을 통해 소모적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경쟁과 협력의 공존을 통해 새로운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전 분야에서 건국 이후 가장 크고 깊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대강 정비 사업 등 국책사업들이 분열과 갈등에 가로막혀 표류하고 있고 중요한 의제마다 극단적인 이념 대립으로 여론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극단적인 진보나 극단적인 보수 보다는 온건한 진보나 온건한 보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할 수 있는 정치적 관용이 필요하다. 온건한 보수를 내세운 뉴라이트가 사실상 극단적인 보수이어서는 안 되고 마찬가지로 온건한 보수를 하려는 뉴라이트를 무조건 “보수골통”으로 매도해서도 안 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회 갈등으로 인해 해마다 국내총생산(GDP)의 27%(약 300조원)를 허공에 날려 보낸다고 한다. 고질적인 갈등과 분열을 방치하고는 정치도 경제도 온전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지금 4대강 정비 사업은 가장 국론이 분열 된 사업으로 특히 국회에서 세종 시 문제와 함께 예산안 심의의 진척을 막고 있다.
정부 측의 발표에 따르면, 4대강 정비 사업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 사업이다. 2008년 12월 29일 첫 착공식에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4대강 사업은 “단순한 건설공사가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균형발전을 촉진하며, 환경을 복원하고 문화를 꽃피우는 한국형 뉴딜사업”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에는 지역경제의 침체를 막고 고구려, 신라, 백제, 마한 등 찬란한 역사와 문화의 발생지였던 강의 생명력을 강화시켜 다시 한 번 국운을 일으켜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녹색 뉴딜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4대강 사업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2012년까지 총 14조 원을 투입해 노후 제방 보강과 하천 생태계 복원,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 친환경 보(洑) 설치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박재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2009년 12월 10일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사업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홍수예방: 기존 제방을 보강하고 중소 규모 댐과 홍수조절지 5개소를 건설하면 홍수가 예방된다.
2. 지구 온난화 해소: 생태습지를 조성하고 하천 주변에 나무를 심어 녹지벨트를 확보해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킬 수 있다.
3. 물 부족 현상 해소
4. 하천 수질 개선: 농업용 저수지를 개량해 연간 2억 2000만 m3의 물을 흘려보내 수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5. 일자리 19만개 창출
6. 약 23조의 경제 살리기 효과
7. 지역특성에 맞는 문화행사 및 이벤트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
8.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시민들의 열린 공간 조성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측은 이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이름만 바꿔서 전초작업으로 재등장시킨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 지구에서 사전 환경성 검토 작업없이 착공식이 진행된 점에 비추어 야당은 대운하 계획 수행을 위해 정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을 가했다. 예를 들어, 안동과 나주의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되어 있던 사업으로 정부가 주장하는 4대강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에 따르면, 무려 14조의 예산이 투자되고 엄청난 생태계 혼란이 예상되는 사업임에도 정부에서 밝힌 4개강 사업의 종합계획조차 세워져 있지 않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의 경우 일반 절차는 ‘기본 구상 -> 예비타당성 조사 -> 타당성 조사 -> 기본계획 -> 기본설계 -> 실시설계 -> 사업시행’ 등의 절차를 밟게 되어 있다.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으니 하나의 사업으로 본다면 통합적으로 위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각각의 사업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하더라도 하도정비사업, 댐건설, 슈퍼제방 축조 등에 대해 각각의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식수원인 낙동강과 한강의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2. 하상(河床)을 준설함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된다.
3. 홍수발생 시 배수가 불량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4. 공사구간에 있는 문화재들의 수몰과 훼손이 발생한다.
5. 일부 계층의 불로 소득인 부동산 차익이 커진다.
6. 한국과는 지형적/경제적 여건이 다른 중동 및 유럽 국가들과 비교하여 논제의 타당성을 끼워 맞춘다.
양측 다 환경을 위하여 자기 측 주장이 옳다고 설명한다. 찬성 측은 근본적으로/장기적으로 강물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는 하상 준설이 필요하다고 하는 반면 반대 측은 하상 준설이 강물을 더 더럽힌다고 주장하고 단기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이야기 한다. 경남의 남강댐을 부산의 식수원으로 쓰려면 낙동강과 남강을 잇는 지류 하천이 바닥이 난다고 하지만 이미 바닥이 나려는 하천들이 홍수피해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4대강 사업의 낙동강 정비 사업이 필요하다.
갈등을 막고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는 환경 문제를 조정하여 4대강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개발(일자리 창출)과 환경 보존을 조화하면서도 우리는 지금 무엇에 더 우선순위를 두어야하는지 잘 판단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관용의 정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