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전주천변 새벽시장에 나갔습니다. 엊그제는 안개가 짙게 끼어서 신비로웠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무더울런지 안개가 엷었습니다.
오늘(6월 7일) 시장에는 초여름을 알리는 푸성귀들이 많았고, 마늘을 비롯하여 각 종 생선 죽순 도마토 약초등, 갖가지 볼거리들로 넘쳤습니다.

보따리에 짊어지시고 다리를 건느고 계시는 할머님이 한 분 보입니다. 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었으까,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시는 것일까 잠간 궁금했었습니다.

뒤 늦게 사진을 정리하다가 이 사진을 보면서 그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바로 그 할머님의 모습이 이 사진에 찍힌 것입니다. 사진은 마우스 왼편을 크맄하면 크게 볼 수가 있습니다. 드래그하여 보고 싶은 부분을 골고로 살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시 사진을 살펴보니 할머님께서는 마늘쫑을 뽑아오신 모양 같았습니다. 마늘쫑은 그 자체가 별미로 먹기도 하지만 일부러라도 뽑아주어야 마늘알이 더 굵어진다고 합니다.



몇가지 견과류를 파시는 한 남자분이 눈에 띄였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지 무엇을 고부라지게 열심히 먹고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만, 제가 일부러 다가가서 보았습니다. 먹고있는 것은 밥이 아니고 새우젓이었습니다. 밥은 다 먹고 반찬으로 남은 새우젓을 드시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






이 분은 항상 이곳에 좌판을 벌리십니다. 내외분이 함께 장사를 하시는데 제법 규모가 큽니다. 꽃게는 항상 살아있는 것도 팔고, 오늘은 우럭도 활어로 가져 오셨습니다. 어떤 때는 산 문어도 있습니다. 가격은 특별히 싸지는 않고 ‘보통’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진작가’라는 분들이 이 사진을 보시면 아마 찢어버리실 것입니다. 머리가 짤린 것이 무슨 사진이냐고 노발대발하실 것이 뻔합니다. 그렇지만 가지런하게 놓인 대파와 아주머니의 덤덤한 시선이 좀 아까워서 올려봤습니다.


이 사진은 가운데 아줌마의 웃는 모습이 정겨워서 올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보니 닭을 팔고 있는 청년의 모습이 눈에 익습니다. 생각이 났습니다. 남부시장 매곡교 근처에서 닭과 콩나물을 파는집 주인 아들 같습니다. 새벽시장에는 시골에서 보따리로 싸들고 오는 분들도 많지만, 전문적으로 시장에 점포를 가지고 장사를 하고있는 상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스냅사진의 묘미는 찍고나서 사진을 보면 “찍는 사람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 사진에 담기곤 한다”는 것입니다. 파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는데 또 다른 사람의 시선도 보입니다. 그 표정을 읽다보면 어떤 삶의 스토리가 떠오릅니다.

햇마늘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일 굵은 것은, 반 접, 50알에 1 만 2천원 정도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마늘은 알이 작은 편입니다. 저 정도면 대략 7-8천원 쯤 되겠습니다.

지팽이를 들고 가시는 분은 약간 몸이 불편한 듯 보이셨습니다. 끌고 가시는 지팽이는 직접 만드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손질을 했더라면 굽은 부분을 불을 먹여 곧게 바로 잡았을 텐데, 그냥 자연스럽게 두신 것 같습니다. 그 뒷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졸래졸래 뒤따라 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요즘 해가 길어져서 새벽 5시만 되면 벌써 날이 밝아옵니다. 새벽 시장은 그 시간부터 열립니다. 그 시간이면 기온이 춥지도 덥지도 않고 참 좋습니다. 긴 팔 옷을 입어도 좋고 반 팔 옷를 입어도 좋습니다. 꼭 운동을 하기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실 것도 없습니다.
취청오이 2천원어치면, 모양은 좋지 않은 것이 겠지만, 6개는 줍니다. 5개는 오이 소박김치, 한 개는 남겨서 점심 때 오이냉채를 만들어 들어보십시요. 레시피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습니다. 풋 마늘 한 쪽, 청양고추는 한 개 반쯤 쫑쫑 썰어 넣고, 얼음물에 식초 소금 설탕으로 간을 맞춥니다.
뒷 산에서 불어오는 초여름의 풋기냄새나는 바람을 쐬면서 뻐꾸기 울음소리 속에 오이냉채를 먹는 맛을 아십니까. 지금 그걸 모르시면, 언제 3대 적선을 해서, 또 그럼 언제 이승에 다시 오셔서, 그런 재미를 누려보시겠습니까. 요즘 마농지와 뽕잎 장아치도 담아야 하는데, 그것은 나중에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은 도솔천에 관한 얘기와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오이냉채 얘기를 말씀드렸을 뿐인데 어떻게 ‘비전(秘傳)의 밀어(密語)’와도 같은 말씀까지 다 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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