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6월 15일 중부지방에서 시작하여 남부지방으로 내려가면서 한 달 가량 계속된다고 합니다. 장마는 보통 남부지방에서 시작해서 위로 올라왔었는데, 금년은 달라진 것입니다. 기상예보하시는 분들도 ‘역장마’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사 진 1 : 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농가들도 밭농사일도 한숨돌렸고, 모내기를 거의 마쳤습니다. 시골은 사실 이른 봄부터 바빴습니다. 겨울 내내 온실농사를 지었던 분들은 말씀 드릴 것도 없고, 과수농사일도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지를 자르는 일 말고도 요즈음엔 벌이 별로 없어서 꽃가루받이를 대개 인공수정으로 하고있습니다. 새로운 일이 더 늘어난 셈입니다.

사 진 2 : 백합꽃이 금방 터질 것 같습니다.
농경민족은 ‘풍화우순(風和雨順)’을 염원하며 삽니다. 바람은 꽃가루가 날릴 정도로만 부드럽게 불고, 비는 필요할 때마다 순하게 내려주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날씨가 달라졌습니다. 벌이나 나비가 보기가 힘들어졌고, 바람에 나무들이 뽑히고, 비는 내렸다하면 게릴라성 집중폭우로 쏟아지듯 붓습니다.

사 진 3 : 다음날 백합꽃이 피었습니다.
문학행사가 있다기에 순서대로 피는 꽃들에 대하여 몇 자 적어 봤습니다.
<뻐꾸기>
보드라운 햇살에
모란이 벌었다.
해가
늘어지자
작약이
자즈러졌다.
감자 캐는
하지쯤 되자
땡볕에 양귀비, 채송화
아무렇게나 핀다.
숲에 뻐꾸기
전깃줄에 나아앉아
그게
무슨 순서냐
뻐 – 뻑꾹
운다.
2013. 6. 23

사 진 4 : 작은 채마밭 모습입니다.
저희 집 옆에 조금만 텃밭이 있습니다. 봄이면 몇 가지 채소를 심습니다. 농사라고 할 수는 없고, 취미 삼아서 소일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오늘 아침에도 한 시간 가량 잡초를 뽑았습니다만, 풀이 나기 시작하면 밭에 가는 것이 꼭 우는 아기 곁에 가는 것 같습니다. 제 자식이 아니라면, 달래기는 커녕, 정말 쳐다보기도 싫기 때문입니다.

사 진 5 : 샐러리(양미나리) 모종을 종묘상에서 몇 포기 사다 심었더니 제법 대궁이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씨를 뿌렸더니 발아가 잘 안 됐었습니다.

사 진 6 : 애호박이 벌써 열렸습니다.

사 진 7 : 호박순 밑에 마른 유채덤풀을 깔아줬더니 유채씨가 떨어져서 수북하게 유채 싹이 올라 왔습니다.

사 진 8 : 가지는 식구 수대로만 심어도 남는다고 합니다.

사 진 9 : 돔보를 심었습니다. 꽃도 이쁘지만, 추석때 송편에 넣는 것이지요.

사 진 10 : 도마토와 가시오이 몇 포기를 심었습니다.

사 진 11 : 유리꽃 (단추꽃)의 자주색꽃이 오동꽃을 닮았습니다.
을하

채마밭이 잘 정돈되고 관리가 잘 되고 있네요. 채소는 실컷 드시겠습니다.
마지막 단추꽃은 정식명칭이 자주달개비 입니다. 저는 시골에 자주 못가서 그냥 손 놓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