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권을 배웁시다”도 아니고
“태극권을 배우고 있습니다.”도 아닌 것은
“태극권을 배워요.”라는 말에 담긴 중의성 때문입니다.
배우자고 말하고 싶지만, 쉽사리 입문하기 어렵고, 입문을 하더라도 대성하기 어렵고, 제대로 가르쳐 줄 선생님을 만나기도 어렵기 때문에 살짝 발을 뺀 모양새입니다.
태극권을 시작한지 어언 3년 반…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울 만큼 발전을 하기는 했지만, 갈 길 또한 먼 것이 사실이라, 같이 하자 말하기 부끄럽습니다. 많은 분들께 같이 하자 권해보기도 했고, 실제로 와서 체험을 하고 간 사람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빨리빨리에 물든 현대인들이 하기에는 진도도 느릿느릿, 발전은 사람에 따라 형편없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몇 달을 넘긴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태극권은 배우기 어렵습니다. 절도 있는 태권도에 익숙한 사람은 어디서 시작되는지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는 두리뭉실한 동작, 공격인지 방어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몸짓, 상대에게 한 대 먹인다 가정하면 주먹이 허리를 출발하여 언제 상대의 급소에 도달할지 알 수 없게 느릿느릿한 공격을 이해하기란 세 살 먹은 어린이가 장자를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저를 가르쳐주는 사부님의 대표적인 두 제자가 태권도와 합기도의 고단자인데도 태권도 합기도를 버리고 태극권을 배우러 와서 느린 동작을 따라 하느라 애쓰는 것을 볼 때, 또 다른 곳에서 태극권을 배우기 시작한 지 10년이나 된 교수님이 사부님께 동작을 교정받으며 걸음마 하듯 느린 동작을 하고 또 하고 하는 것을 볼 때 쉽게 “태극권은 몹쓸 것이야”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느린 동작을 하면서 요즘처럼 추운 때에도 땀을 뚝뚝 흘리는 제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것이라 말하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많지 않겠으나, 며칠만 직접 해봐도 그 말을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태극권 배워 벌써 몇 년인데, 지나가던 골목의 불량배가 길을 막으면, 멋있는 폼으로 처치하고 손바닥 털면서 가게될 날이 오긴 올까요?



이 사진은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 것 같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