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햇동안 김치를 사거나 남에게 맡겼는데, 올 가을에는 김장을 직접담기로 했습니다. 김장이래야 배추 15포기 정도와 약간의 무우김치를 담을 예정으로 있습니다. 고추가루는 얼마전 대야장에서 마른 고추를 사서 가루로 빻아 준비했습니다. 마른고추 한 근으로 배추 네 포기를 담글수 있다기에 넉넉잡고 마른고추 6근을 샀습니다. 배추는 모종을 사다가 심었고, 무우는 뿌리가 ‘직근’이라 모종이 안 되기 때문에 씨를 직접 밭에다 뿌려 가꾸고 있습니다.

시골에서 무우는 겨울 내내 매우 유용합니다. 가을 무우는 맛이 달콤하여 어떤 요리를 해도 좋습니다. 무우는 좀 커도 먹고 작아도 먹고, 모양이 매끈하지 않고 좀 못나도 괜찮습니다. 작아도 먹고 커도 먹는 것이 무우입니다.

채소를 심어놓으니 발길이 자주 밭으로 가집니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큰다’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몇일 사이에 배추와 무우가 몰라보게 자랐습니다. 잎을 벌레가 뜯어먹었는데, 목초액을 희석해서 뿌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옆 밭을 가꾸시는 분이 참지 못하시고 한 차례 농약을 주셨습니다. 농약마다 독성 잔류기간이 다르지만 아직 김장철이 많이 남았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겨자채, 쑥갓, 상추, 부추가 얼마씩 있습니다. 특히 겨자채와 부추는 금방 자랍니다. 쌈으로는 상추보다 매콤한 겨자채가 더 좋고, 파보다 더 짙은 냄새가 나는 부추는 매우 유용한 채소입니다.

봄에 곰추 모종을 20 포기 심었는데 너댓포기는 죽고 나머지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기후가 안 맞아서인지 건강하지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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