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근처에는, 금산사와 같은 크고 유명한 사찰이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운주 화암사 같은, 작고 그윽한 사찰도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 1번지에 있는 ‘원등사(遠燈寺)’입니다.

원등사는, 현재 건물은 중창된지 얼마안됐지만, 터는 1200년이 넘는 고찰입니다. 소양 송광사 동쪽, ‘다리목’이라는 곳을 거쳐가는데, 골짜기가 깊어서 걸어서 가려면, 쉬엄쉬엄 한참을 가야합니다. 걷다보면 중턱에 제법 볼만한 폭포도 있는데, 잠간 구경하고 쉬어갈만합니다.
절에서, 승복을 입으셨지만, 스님은 아니신 것 같은, 어떤 처사님을 만났습니다. 산 아래에 집을 짓고 사신다고 했습니다. 말씀을 나누다보니, 몇 년 전에는 군산대학교 공과대학에 출강도 하셨다고했습니다.
“왜 원등사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모르겠는데요.”
“부안 월명암에서 보면 멀리 이곳 등불이 보인다고 해서 원등사라고 한답니다”
“아, 그래요?”
듣고보니, 참으로 싱거운 농담이지만, 재미있는 말씀이셨습니다.’ 원등(遠燈)’이라는 뜻을 ‘불법(佛法)을 구하기가 어렵다’라고 곧이곧대로 읇지 않고, ‘월명암에서 아득하게 등불을 본다’는 그림이 훨씬 더 좋아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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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의 송광사와 위봉사는 가보았는데, 원등사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언제 시간 내서 다녀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