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초하루가 빨간색으로 칠해진 연휴속에 싸여서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오늘 점심 식탁을 보니 정월 대보름이 다가왔음이 느껴졌습니다. 어제 사온 칠레산 홍어 가운데 토막이 탕으로 가운데 놓였고, 못 보던 나물반찬이 몇 가지 올라왔습니다. 유리병에 담긴 것은, 식탁에 고정적으로 놓이는, 청양고추 장아찌입니다. 통으로 먹으면 많이 먹기 때문에 잘게 썰어서 다시 양념을 한 것입니다. 다음 고정 멤버는 들깻잎 김치입니다. 작년 가을 텃밭에서 넉넉하게 따서 김치를 담은 것입니다. 깻잎 장아찌와 달리 덜 짜고, 향긋한 들깻잎 고유의 냄새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연근조림도 몇 일째 나오고 있는 반찬입니다. 치아가 부실해진 이후, 보통의 연근조림도 딱딱하게 여겨져서 아예 연근을 푹 삶은후 생강과 청양고추, 묽은 간장, 쌀조청을 넣고 조린 것입니다. 그 밖에 갓김치와 고수간장이 보입니다. 여느 때빈자의 식탁이라기에는 반찬 가짓수가 많습니다. 정월 대보름이 가까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반찬는 마른가지나물과 취나물입니다 . 마른마른가지나물은 우선 씹히는 식감이 좋습니다. 취나물도, 고산에 있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왔는데, 질기지 않고 괜찮은 편입니다. 식탁에는 나물반찬이 나와야 대접을 받은 것 같습니다. 주부들이 보통 이상의 내공을 가진 솜씨 아니고는 나물반찬은 아예 할려고 않습니다. 그 나물에 그 반찬이 어떻다지만, 사실은 그것이 그래도 나물반찬이 좋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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