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고향 판문(널문이)에는 대밭이 없고
대나무가 아주 귀했습니다.
비닐우산대의 대나무가
연살도 되고 활도 됐었습니다.
섣달이 지나가면 정월
그 대보름까지가 좋았습니다.
수숫대에 대나무 촉을 꽂고
궁수는 하늘로 화살을 쐈습니다.
화살은 아슬 하게 날아가서
한 점으로 소실되곤 했습니다.
우러러 화살꽁무니를 찾던 일은
돌이켜 보면 옛 꿈처럼 아득합니다.
멀리 있는 것과 오래 된 기억은
지금 그렇게 똑 같은 것이 됐습니다.
(2017.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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몫
영화 시간이 임박했을 때는
햄버거 세트메뉴를 시켰습니다.
나는 불고기버거
집사람은 새우버거
어느 날 주중에 대낮부터
혼자 영화를 봤습니다.
점심시간에 영화를 보자니
세트메뉴를 든 채 들어갔습니다.
내 몫은 불고기버거
집사람 몫은 새우버거
어둠속에서 내 몫을 찾아
고소함을 즐겼습니다.
“삶의 몫이 그렇게
바뀔 수도 있는 것일까요”
저녁에 퇴근한 집사람이
불고기버거를 먹으며 한 말입니다.
(2017.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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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