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아침, 안개속에 과수원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이곳은 시골이라 일찍 일어나야 학교도 가고 직장에도 나갑니다. 날이 밝기 전에 어둠속에서 시계를 보고 일어납니다. 방에 불울 켜고 아궁이에 불울 지핍니다. 요즘 유류값이 만만치 않아서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집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보일러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점 날이 밝아 옵니다. 갑자기 과수원집 딸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더니 골목을 쏜살같이 돌아 내려갑니다. 아침식사는 어떻게 했는지,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엊그제 서울을 다녀 왔습니다. 정릉 솔샘 경전철역 가까운 곳에 선배님이 계셔서 만나 뵈었습니다. 미아리에 부폐식 한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음식점 창 밖으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길음동 일대가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한 집, 디귿 자 모양의 기와집이 있었습니다. 저 집에서는 몇 사람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란하게 지냈을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모두 지금은 어디에서 사는지, 어디에 살고 있든, 단란하게 지냈던 한 때를 잊지는 못 할 것입니다. 이 광막한 우주에서, 가족이라는 것, 그 따뜻함이 우리들 삶의 보이지 않는 구심력입니다. 연연하게 이어진 가느다란 인연속에 우리들이 있습니다. 새해, 이 세상의 모든 가정에 좋은 일들이 끊임 없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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