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산사에서 입니다. 갑자기 걸음이 멈춰졌습니다. 연꽃과 연잎이 물에 젖은 모습이 발 아래 펼쳐져 있었습니다.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니, 저걸 어떻게 밟고 지나가라고”

사진: 한산사 보도석1
한산사는 당나라시대 시문에 뛰어난 ‘한산’이라는 스님의 이름을 땄다고 합니다. ‘한산’ 스님에게는 ‘습득’이라는 절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산사 대웅전 뒤에는 두 스님이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조각으로 형상화하여 모셔놓은 건물이 있습니다.

사진: 한산사 보도석2
‘연꽃부조’는 뒷 건물로 가는 길 가운데 있었습니다. 소주는 쾌청한 날이 드물다고 합니다. 밝은 햇살을 보기가 백두산천지 만큼이나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날도 해는 보이지 않고, 하루종일 안개비가 부슬부슬, 내리다말다 였습니다. 그래서 접시물이 고인 듯한 연못이 된 것입니다.
사진: 한산사 현판
한산사에는 당나라때 ‘장계’가 쓴 ‘풍교야박’이라는 시가 유명합니다. 시를 새긴 비석들이 즐비한데, 송나라 충신 ‘악비’의 글씨도 볼 수가 있습니다.

사진: 한산사 풍교
소주는, 동양의 베니스라고, 물의 도시였습니다. 옛날에도 한산사에 운하로 뱃길이 닿았던 모양입니다. 수량을 풍부한데, 수질은 꽤 좋지 않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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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다녀오셨군요. 즐겁고 유익한 여정이셨는지요? 더구나 한산사를 둘러보셨으니 한층 더 禪氣가 쨍쨍해지셨으리라 믿습니다.
한산시는 맑고 꾸밈없는 시풍으로 널리 읽히는 시이지요? 굳이 선승이 아니더라도 글을 좋아하는 詞人들 사이에서는 필독 시편들입니다. 갑자기 한산시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충동이 몸을 근지럽힙니다. <화산>
몸살이나서 몇 일을 앓고 있습니다.
연꽃 보도석에 물이 고이니 물위에 핀 연꽃이 제대로 입니다.저도 거기 갔다 왔는데, 어찌해 저건 보지 못했을까요. 눈이 다른 것만 쫓았나 봅니다.한가지 떠오르는 의문은 어째서 하늘엔 천당이, 지상엔 소항(소주와 항주)가 있다고 인구에 회자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우중충한 날씨가 중국인에겐 천당같이 좋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