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송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5월 대구 출장 마지막 2일차 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 되어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간 출장에는 복귀하느라 정신없었는데 갑자기 생긴 여유에 맘이 놓였는지 주변 관광지를 찾다가 간송미술관이 생각나 무작정 발길을 옮겼습니다.

1층에서 입장권을 구매하며 바로 지하로 내려가는 구조인데 반층정도 내려가면 넓은 창이 나오며 강아지입간판이 반겨줍니다.

간송선생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목록을 구입일, 이름,  가격은 물론이고 형태까지 그림으로 묘사하여 수첩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중에 제일은 역시 훈민정음 해례본인데 운이 좋았는지 특별전시기간이라  대구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훈민정음을 포함한 다른 국보도 전시되어 있는데 상감청자와 백자가 나란히 이웃하고 있습니다.

전시 내용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13세기, 국보)

당당하게 벌어진 어깨에서 굽까지 내려오는 유려한 S자 곡선을 지닌 전형적인 고려식 매병이다. 흑백으로 상감한 이중원문 안과 밖에 구름 사이를 오르내리는 학을 가득 시문해 장식적 효과와 상서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완벽한 형태미와 정교한 문양으로 현존하는 고려청자 매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간송 선생이 1935년 일본인 마에다 사이이치로에게 당시 기와집 20채 가격에 해당하는 2만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18세기, 국보)

긴 목에 둥근 몸체를 가진 당당하고 세련된 기형에 국화, 난초와 어우러진 나비를 장식했다. 문양은 양각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꽃잎은 별도로 만들어 붙여 입체감을 살렸고 청색, 갈색, 홍색으로 색을 올려 장식성을 높였다. 조선 백자에서 사용되는 모든 안료와 다양한 조각 기법이 이처럼 완벽하고 구현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 후기 문화 절정기에 절제된 화려함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조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매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1936년 간송이 일본인 수장가들과 치열한 경합 끝에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서 14,580원에 낙찰 받아 인수했다.

국보외에 조선시대 서화도 전시되어 함께 소개합니다.

화훼영모화첩 중 추일한묘(정선 1676-1759, 18세기)

정선의 화훼초충도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뛰어난 사생력과 화려한 색채, 구도감각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정선의 그림 중 가장 화사하고 따뜻한 감성을 보여준다.

초충도(전 신사임당 1504-1551, 조선 16세기)

신사임당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여류화가이다.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초충도> 병풍으로, 그림에 등장하는 주요 소재는 정선 등 후대의 화가에 의해 모방되었다. 그림은 오른쪽부터 1명에 수박과 들쥐, 2면 가지와방아깨비, 3면 오이와 개구리, 4면 양귀비와 도마뱀, 5면 추규와 개구리, 6면 맨드라미와 쇠똥구리, 7면 여뀌와 사마귀, 8면 원추리와 매미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면 중앙에 화훼와 초충을 늘어 놓은 평면적이고 단순한 구도로 여인들의 자수본일 가능성이 있으며, 얌전한 필선과 은은한 색채에서 단아한 기품이 드러난다.

일종의 전율을 느낀 작품은 정선의 부채그림인데 최대한 가까이 감상하면 선 하나하나를 붓끝으로 섬세하게 완성한 작품이다.

금강내산(정선 1676-1759, 18세기)

큼지막한 부채 위에 내금강의 전경을 오로지 수묵으로만 그려냈다. 수풀이 우거진 흙산을 화면 하단에 깔아놓고 상단에는 금강산의 바위 봉우리들을 가득 채웠다. 정선이 금강내산을 그릴 때 즐겨쓰는 화면 구성으로 음양의 조화와 대비가 돋보인다. 부채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휘두르면 금강산의 시원한 계곡 바람과 신령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을 듯하다. 실경을 기반으로 대상을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이상화된 진경산수화풍을 구사하던 정선의 70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그 외 김홍도의 화조도8폭병

장승업의 산당수금

신윤복의 연소답청(좌)과 상춘야흥(우)

소년전홍(좌)와 춘색만원(우)

김홍도의 문시동행 등

여러작품이 전시되어 볼때마다 경이로움이 가득했다.

김홍도는 이작품에 “시를 들으려 동쪽으로 뚫고 나가다.” 라고 써 놓기까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