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개최 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한다.’
<이홍종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정치학박사>
`포스트 천안함’ 국면에 접어들자 북핵 6자회담 재개 여부가 외교가의 핵심화두로 떠올랐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물론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은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직후인 지난 7월 9일 내놓은 성명에서 천안함 사건을 신속하게 매듭짓고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데 이어 13일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거듭 요구했다.
북한 역시 7월 10일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하게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정부 고위당국자는 11일 기자들에게 ‘북한이 먼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 또는 잘못을 인정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위당국자는 7월 25일 미국의 추가 대북금융 제재와 관련, ‘미국이 행정명령이라는 국내법적 근거를 만들어 포괄적인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무기와 사치품, 마약ㆍ가짜 담배ㆍ위폐 등 불법행위 등 세 가지 범주에서 대북 금융제재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부터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 ‘연말까지 매달 실시될 것’이라며 ‘특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는 더욱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이 6자회담 재개주장을 펴고 있는데 대해 ‘북한이 별안간 6자회담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천안함 국면을 6자회담 국면으로 돌리겠다는 의도이며 평화협정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 때문에 한중관계가 어색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떻게 북한을 관리할 것인가 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는 7월 25일 부터 28일까지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해 위력을 과시했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불굴의 의지’라고 명명되었다.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대북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이 ‘보복성전’을 다짐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7월 14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서해와 동해에서 항공모함 참여를 포함한 다양한 패키지 훈련으로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당국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곧 여러 훈련들의 첫 훈련이 개시될 것이며, 항모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훈련이 일련의 순차적 훈련의 첫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조지 워싱턴호는 여러 군사 훈련 중 한 훈련에 참여하는 하나의 전력일 뿐’이라며 ‘이번 훈련에는 다른 장소에서 펼쳐질 다른 많은 훈련들이 포함돼 있고, 모든 훈련계획들이 동시에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며, 발표하지 않고 실시될 훈련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의 반발, 외교적 관계를 감안해 조지 워싱턴호 훈련 위치를 동해로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해로 한다고 결정된 바 없었으며, 군사훈련 장소 결정은 우리가 하는 것이지, 중국의 자문이나 외교적 압력에 영향 받을 사항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미양국은 오히려 이번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계기로 중국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 좋다. 유엔 제재 등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이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천안함 침몰사건과 같은 사태를 방치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한미동맹을 위해서는 동해까지 항모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중국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만 한다.
더욱 중요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의 국가안보 인식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국민의 국가안보 인식 상황에 대해 국민 스스로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정당이나 이념을 초월해서 총력 대응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움직임인데 현재 우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진보진영의 천안함 사건 평가나 대한민국 국회의 일부 움직임을 보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의심이 될 정도이다. 특히 한국과 같은 분단 상황에서 애국심이 없는 사회세력들은 큰 문제가 된다.
세상이 아무리 지구촌 화해시대가 되어도 국민이 살고 있는 공동체,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고 아들딸을 공부시켜 주고 그들의 미래를 책임져 주는 국가의 존재는 영원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이다. 진보와 보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공동체를 인정할 때 그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개념이다.
우리는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안보의식을 재정립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북한에 대해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해왔다. 환상적인 통일론자들의 원칙 없는 대북정책 때문에 젊은이들의 국가관과 안보관이 흔들리고 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국가관 정립교육을 시작하고 북한을 추종하는 좌파이념 교사들이 학생들을 잘못 이끌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과거 반공주의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민족의 통일을 지향하고 화해와 공존을 추구하지만 서로 이념이 다른 체제가 갈등하고 대립하고 있다는 엄혹한 남북한의 현실도 냉정하게 가르치자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합리적인 진보와 북한을 맹종하는 좌파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는 우리들이 살고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의지 표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