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한 자락, 지나갔습니다

서해안에 대설주의보가 내리고, 일기예보가 요란합니다만, 이곳은 딴 나라 처럼 햇발이 화사합니다.  올해도 보름 남짓, 세월의 한 자락이 그 끝을 보이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먼 산의 능선과 그 자락들을 보려고 소나무 가지들을 무자비하게 잘랐었습니다.  먼 산 능선이 드러나니, 세월이 지나가는 모습이 더욱 아련하게 잘 보이는 듯 합니다.

집에서 진돗개를 한 쌍 키우고 있습니다.  암컷은 이름이 ‘새옹이’, 숫컷은 ‘재롱이’입니다.  젊은 남녀가 만났을 때, 많은 여자들이 ‘내가 네를 지켜 줄께’라는 말에 오래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사실 평생 누구의 보호를 받게된다는 것은 첫 키스 보다 더 중요한 말이고, 그래서 잊혀지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진돗개를 키우다보면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주인이 집에 있으면 진돗개는 이집트의 스핑크스처럼 거실 앞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문득 바라보면 진돗개가 있는 것을 보면 든든한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 유독 각종 계 모임이 많다고 합니다. 침략을 많이 받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농경사회의 특징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누가 감싸고 있는 것입니까. 잎 진 나무처럼 춥고 쓸쓸하지는 않으십니까.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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