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은 선운사가 인기입니다. 불갑사도 꽃무릇이 좋고, 소위 ‘원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불갑사에 관련된 다큐멘타리 필름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 불갑사 입구
6.25 때, 좌익이고 우익이고 간에, 무고한 주민들이 엄청나게 죽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겨우 살아남은 몇몇 주민들의 피맺힌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그 때 ‘꽃무릇’ 생각이 났습니다. 필름을 보고, 불갑사의 붉은 꽃무릇이 예사롭게 생각되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사진:금빛 글씨가 빛났습니다.
꽃무릇 철은 지난지 오래입니다. 꽃무릇은 대충 추석 무렵이 절정인데, 그 때는 명절즈음이라 엄벙덤벙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올해도 그랬습니다. 뒤늦게 나선 길, 산뜻한 가을 날씨가 ‘잠자리 날개’ 처럼 빛났습니다.

사진: 불갑사 대웅전
‘불갑사’가 무슨 뜻이지? 일행 가운데 어떤 분이 갑자기 농담 처럼 물었습니다. 운전기사가 답했습니다. ‘붓다 퍼스트 템플’ 아니예요? 금강문을 들어서기 전에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어떤 고승이 ‘갑(甲)’자가 든 절을 셋을 창건했는데, 불갑사는 불이 최고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사진: 주련 글씨가 좋았습니다. 전문 서예가 솜씨는 아니고, 담백합니다.
계룡산 ‘갑사’도 갑(甲)이라는 뜻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공주에서 대학을 다녔으면서도, ‘갑사’라는 이름의 뜻은 몰랐었습니다. 생각을 전혀 않해본 것입니다. 세상을 한참 살고난 후에야, 어느날 갑자기, “아! 갑사(甲寺)!”라는 생각이 났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깨달음이었습니다.

사진: 성보박물관’에 있는 탱화

사진: 꽃무릇

사진: 어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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