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1914 – 1971) 시인을 다시 돌아 봤습니다. 우선 조선작가동맹 출판사에서 1957년 발행인 박혁 이름으로 나온 ‘리용악시선집’에 실린 ‘자자략력’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저자략력
리 용악은 1914년11월 23일 함경북도 경성군 경성면 수성동에서 빈농민의 가정에서 출생하였다.
열 아홉 살에 고향을 떠나 서울로 갔으며 1934년 봄 일본으로 건너 간 그는 한때 일본 대학 예술과에서 배운 일도 있고 1939년 상지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39년 겨울에 귀국하여 서울에서 주로 잡지 기자 생활을 하였다. 그의 해방전 작품집으로는 <분수령> <낡은 집> <오랑캐 꽃> 3권의 시집이 있다.
8.15 해방 후 그는 서울에서 미제와 리 승만 역도를 반대하여 투쟁하는 진보적인 문화인 대렬에서 사업하였다. 1949년 8월 리 승만 괴뢰 경찰에 체포되어 10년 징역 언도를 받고 서대문형무소에 갇혔다가 인민 군대에 의해 6.28 서울 해방과 함께 출옥하였다.
1951년 3월 남북 문화단체가 련합하면서부터 1952년 7월까지 조선문학 동맹 시분과 위원장 공작을 하였으며 1956년 11월부터 현재 조선작가동맹 출판사 단행본 부주필 공작을 하고 있다.
그가 <조선 문학> 1956년 8월호에 발표한 <평남 관개 시초>는 조선 인민군 창건 5주년 기념 문학 예술상 1956년도 시부문 1등상을 받았다.
이어서 ‘리용악시선집’에 수록 된 시 가운데 몇 편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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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1)
들창을 열면 물구지떡 내음새 내달았다
쌍바라지 열어 제치면
썩달나무 썩은 냄새 유달리 향 그러웠다
뒷산에두 봇나무
앞산두 군데군데 봇나무
주인장은 매사냥을 다니다가
어느 바위틈에서 죽었다는 주막집에서
오래 오래 예말처럼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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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2)
아이도 어른도
버섯을 만지며 히히 웃는다
독한 버섯인 양 히히 웃는다
돌아돌아 물곬 따라 가면 강에 이른대
령 넘어 여러 령 넘어 가면 읍이 보인대
맷돌방아 그늘도 토담 그늘도
히부옇게 엷어지는데
어디서 꽃가루 날아 오는듯 눈부시는 산머리
온 길 가야할 길 죄다 잊고
까맣게 잠들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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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3)
참나무 불이 이글이글한
오지화로에 감자 두어 개 묻어 놓고
멀어진 서울을 못 견디게 그리는 것은
도포 걸친 어느 조상이
귀양 와서 일삼던 버릇일가
돌아 갈 때에 당나귀 타고 싶던
여러 령에
눈은 내리는데 눈은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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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 산골(4)
소금토리 기웃거리며 돌아 오는가
열두 고개 타박타박 당나귀는 돌아 오는가
방울 소리 방울 소리 말방울 소리 방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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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우에서
바람이 거센 밤이면
몇번이고 꺼지는 네모난 장명등을
괴짝 밟고 서서 몇번이고 새로 밝힐 때
별 많은 밤이 되려 무섭다던 누나야
여기는 낯선 고장
국수집 찾아 가는 다리 우에서
문득 그리워지는 누나야
우리는 어려서 국수집 아이
단오도 설도 아닌 풀벌레 우는 가을철
단 하루 아버지의 제삿날만
너도나도 일을 쉬고
어른처럼 곡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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