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고 정원을 꾸밀 때 연못을 파겠다고 했더니 모두들 말렸습니다. 풍수적으로 안 좋다느니, 여름이면 모기의 서식지가 된다느니, 어린 아이가 물에 빠질 수도 있다느니,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경험이지만, 정원에 연못을 판다는 것은 사실 많은 ‘노우하우’가 필요했습니다. 지금도 “연못은 어떻게 파야합니까?”라고 묻는다면 답변하기가 어렵습니다. 흘러오는 냇물이 있는지, 있으면 원하는 연못의 크기 만큼 포크레인으로 푹 파놓으면, 원시적이지만, 가장 좋은 연못입니다. 거기에 축대를 쌓고, 분수를 만들고, 하기 시작하면 일이 끝도 없이 생깁니다. 그러다가 곧 제풀에 지쳐서 일만 벌려놓고 방치하게 되지요.

사 진 1 : 연못 (수도물을 호스로 보충하고 있음)
어떻든 저의 집 연못도 현재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련은 너무 번져서 꽃이 잘 피지도 않고, 분수도 고장났고, 배수 밸브도 흙이 들어가 항상 누수가 되고, 바닥에는 나뭇잎같은 오물이 쌓여있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물을 계속 보충해주지 않으면 약 3일이면 연못의 물이 다 빠져버립니다. 보통 수도물을 일정하게 틀어서 넣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날씨가 추워지면 수돗물이 호스채 얼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수도를 뜨거운 물로 녹여서 여분의 다른 호스를 연못까지 연결하여 물을 채워줘야 합니다.

사 진 2 : 죽을 고비를 겪은 금붕어 네 마리
지난 2월 중순에도 날씨가 연일 추웠습니다. 몇 일 밤 늦게 귀가하여 연못물이 걱정이 되던 어느 날 아침, 연못에 나가보니 물은 다 빠졌고 금붕어들은 동태가 돼버린 참혹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어! 십년도 넘는 역사가 이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순간 당황이 됐습니다. 그 금붕어들은 전주 상산고등학교에서 분양 받은 것이였습니다. 제 1 세대는 적응하지 못하고 일이년 사이에 모두 죽고, 언제 알을 까서 새끼를 낳았는지, 그 제 2세대들이 대를 이었습니다. 그것도 연못의 크기에 따라 산소를 공급해주지 않는 자연 상태에서 살 수 있는 물고기의 마리 수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고기 먹이는 처음에는 양어장용으로 나오는 사료를 큰 포대로 사다가 줬습니다만, 어느 때 부터인가 개밥줄 때 개사료를 한 주먹 씩 던져 줬습니다. 그러나 물고기는 사료를 될 수 있으면 안 줘야 합니다. 얼마만큼 크면, 특히 여름에, 잘 죽습니다. 작년만해도 제 3 세대가 거의 똑 같은 크기로 8 마리가 있었는데, 물고기가 먹이를 먹는 것을 보는 재미로 몇 번 줬더니 지난 가을에는 4 마리로 줄었습니다.

사 진 3 : 금붕어의 비늘이 동해를 입어 상했음
언 연못 바닥에 동태처럼 굳은 4 마리를 괭이로 개똥치우는 프라스틱 쓰레받이에 담았습니다. 그 때 물기가 남아있던 금붕어 한 마리가 지느러미를 까딱하고 움직였습니다. ” 어!? 산 채로 묻을 수는 없고, 물을 줘 보자!”하고 급한대로 큰 프라스틱 함지박에 수돗물을 틀고 금붕어들을 쏟아 넣었습니다. 한참이 지나자 두 마리는 막대기로 건드리면 지느러미를 미약라게 움직였습니다. 연못에 다시 물을 채우고 금붕어들을 쏟아넣었습니다. 한 마리만 지느러미를 약간 움직일뿐 나머지는 그대로 연못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못했습니다. 몇 일이나 지나가도, 부레가 터졌는가 여전히 몸을 꼿꼿이 세우지를 못하고 바닥에 누운채 그대로였습니다. 일주일이 더 지났을까,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네 마리가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는데, 저들끼리 한 군데로 모였습니다. 비늘이 동해를 입었는지 곧 떨어져 나올듯 했습니다.
오늘 아침 연못에 나가 사진을 찍고 이 글을 쓰면서도 “도대체 생명체는 혹한에서 얼마나 견딜수 있나?”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그 후> 제일 상태가 안 좋은 한 마리가 죽었습니다. 그 날 해가 질무렵 남은 세 마리를 전주 한벽루 앞 전주천에 방생 시켰습니다. 연못은 금년 봄에 리모델링할 예정입니다. 백수련이 필요한 분에게는 연락주시면 분양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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