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사;손짓, 무슨 뜻입니까?

불영산 청암사 말사인 수도암에 갔습니다. 수도암 대적광전엔 국보인 석조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습니다.

사 진 1 : 청암사 가는 길

사 진 2 : 수도암 대적광전

수도암 대적광전에서 석조비로자나불을 보다가, 언뜻 저 아래쪽에서 나이드신 스님이 지팡이를 짚고 올라오시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서 있는 대적광전 토방에서 볼 때, 스님이 법당 마당을 지나가시는 동안은 스님을 사진으로 담기에 매우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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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진 3 : 석조비로자나불(보물)

슬금슬금 스님이 움직이시는 동선을 따라 카메라를 들고 좇아 따라 갔습니다. 그러는데 갑자기 스님께서 제가 있는를 쪽을 향하여 몸을 돌리시더니 합장을 하셨습니다. 저도  반사적으로 합장을 하려는데, 그 순간 스님이 묘한 행동을 취하셨습니다.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모아 옆으로 두어번 저으시는데 그 뜻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기분이 나쁘시다는 표현이신데, 사진을 찍지 말라는 뜻인지, 제 인사를 받지 않겠다는 뜻인지, 그 순간에는  무슨 뜻인지 생각이나지 않았습니다.

사 진 4 : 스님께서 약광전 문을 닫으시는 모습 (1)

사 진 5 : 스님께서 약광전 문을 닫으시는 모습 (2)

스님께서는 약광전으로 가시더니 서쪽으로 난 문을 천천히 닫으셨습니다. 아마 문으 닫으셔야 목탁을 치실 때 법당안에 울림이 좋아서 그리시지 않았나 짐작이 되었습니다.

 사 진 6 : 스님께서 약광전에 드러가시는 모습

지팡이를 기대어두고 약광전으로 드러가시는 모습도 제게는 사진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속으로 ‘오늘 하나 건졌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왠지  기분은 찜찜했습니다.

사 진 7 : 스님께서 약광전에서 예불을 올리시는 모습(1)

스님은 약광전에 두셨던 장삼으로 갈아입으시더니 예불을 올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처음 두드리시는 목탁소리에 그런데 노여움이 베인 듯 하였습니다. 무엇이 저렇게 노여웠을까. 그 때쯤 저에게도 어렴픗이 집히는 바가 있었습니다.

사 진 8 : 스님께서 약광전에서 예불을 올리시는 모습(2)

그렇습니다. 비로자나부처님 앞을 지나가다가 부처님께 합장공양을 올렸는데 어떤 물정 모르는 녀석이 그 공양을 가로챘기 때문입니다.

그 녀석은 그렇지 않아도 그 조금 전에, 한강과 계곡을 모신 서원에서 우암이 ‘한강독배’라고 써붙이고 예를 올렸던 일에 분개하고 있는 터였습니다. 그 녀석이 우암의 마음도 그 스님의 불심도 알리가 없습니다. ‘너는 비켜라’라는 그 손짓만 못내 서운해할 뿐이었습니다.

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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