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지상군이 이미 투입되었고, 연일 무차별적인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 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휴전 요청에도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카톨릭 로마 교황께서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만이라도 휴전해 달라고 애원했겠는가.
세계 각국의 언론보도도 문제가 많다. 거의 모두 양비론적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은 사망자가 천 수백명이 났고, 집이 파괴된 난민들은 17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어떤가? 사망자가 백여명, 난민에 대한 보도는 아직 없다. 보도를 들으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피해를 얘기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피해는 ‘늘고 있다’고만 말하기 일쑤이다.
무차별하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는 그 시각, 미국 의회가 하는 일이 가관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제지하고 평화를 종요하기는 커녕 ‘하마스의 무기는 북한이 제공했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의결했다’고 한다. 미국의회가 ‘팔레스타인이 나쁘고, 이스라엘이 옳다’는 얘기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치중하고만 있는 셈이다.
세계적인 지휘자 바렌보임은 널리 알려진 이스라엘 출신 평화주의자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청소년으로 구성된 서-동오케스트라(west-east orchestra)를 창단하고 지도하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 각각 순회공연도 한 바 있는 대단한 사람이다. 이스라엘에서 바그너의 곡을 처음으로 연주한 사람도 바로 그이다. 그가 어느 재단이 주는 무슨 ‘문화상’을 받는 장면을 찍은 다큐필름을 본 적이 있다. 굉장히 큰 상이었던지, 이스라엘 문화부장관이, 여성이였는데, 직접 상을 수여했다.
시상식에서 바렌보임은 뜬금없이 이스라엘 건국이념 얘기를 끄집어 냈다. 이스라엘 건국이념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평화를 위하여…’라는 말이 여러 번 등장했다. 그러면서 바렌보임은 ‘오늘날 이스라엘이 어떤지 돌이켜 보자’고 했다. 시상식장에서는 여기저기서 야유가 터져나오고 분위기가 사나워졌다. 여자 문화부장관이 발언권을 얻고 바렌보임의 말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다라고 했다. 바렌보임도 다시 발언권을 얻었다. 평화를 지키고 유지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자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라는 취지였다.
이번 전쟁의 빌미는 가지지구를 뺑뺑 둘러서 쌓은 높은 옹벽 때문이었다.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팔레스타인이 사는 둘레에 높은(7 – 8m?) 옹벽을 쳤었다. 사람과 사는 곳은 물론 곳곳에 옹벽을 쌓는 동안 세계언론은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 웅벽 아래뿐 아니라 곳곳에 굴을 뚫어 놓은 모양이다. 그 굴을 파괴하겠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이번 전쟁에 대한 명분이다. 그 꼴들을 보면서, ‘이스라엘은 야만국가이다.’ ‘언젠가는 또 다시 나라없는 설움을 겪겠구나!’하는 탄식이 저절로 터져나왔다. 정말 비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