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또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고, 바다로 산으로 갑니다. 해가 뜨고지는 것은 날마다 보는 일입니다. 그러나 날마다 보는 해가 아닌, 대나무 마디마디처럼, 어느 날은 특별히 새롭게 하루를보내고 싶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날만은 특별하게 보내어, 정말로 좋은 깨끗한 새해를 맞고 싶은 마음에서일 것입니다.
우리는 새해를 맞을 때마다 기대를 갖습니다. 막연하지만, 무엇인가 잘 이루질 것 같은 것, 어떻게든 잘 될 것 같은 기대가 있습니다. 잘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몇 가지 다짐이랄까 계획이랄까, 그런 것도 해 봅니다. 누구는 꼬박꼬박 일기를 쓰겠다는 생각도 하고, 담배나 술이 과한 사람은, 자신이 없어서 입밖에 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 ‘끊어야지!”라고 반성도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은 사실은 지극히 소소한 일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기를 쓰거나 술 담배를 하거나 말거나 그런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보람있고 잘 사는 것일까’라는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다른 것들은 다 지엽적이고 소소한 것들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으십니까? 우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알고 있는 것 입니까?
마음을 바꾸어야 합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지, 세상이 나를 위해 돌아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다른 사람들도나와 같은 생각을 할리가 없고, 나를 기억하면서, 또 나를 염려하면서 살리도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있는 지금 이 바탕에서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가야할 뿐입니다. 조그만 수틀에 수를 놓듯이 한 뜸 한 뜸, 하루하루 꾸며가야 합니다.
본인이 움직여야 합니다. 어느 가게 피자가 맛있으면 빨리 집에서 흉내내어 그렇게 만들어도 봐야 합니다. 남들이 나를 위하여 만들어 주는 것은 비쌀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나만큼 귀한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본인은 가만이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염려해주기를 바라고, 움직여 주기를 바랍니까. 채소 한 단이라도,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누가 그냥 주기를 바랍니까.
밭에 채소를 심어도 가꾸지 않으면 못 먹습니다. 채소가 연하고 열매가 잘 열리게 하려면 거름도 주고 수시로 물도 줘야 합니다. 세상에 무엇이 그냥되는 것이 있습니까. 꽃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고 물을 줘야 싹이 트고 꽃대가 올라옵니다. 꽃은 피지만 그렇다고 바로 예쁘게 꽃이 피는 것도 아닙니다. 예쁜 꽃을 보려면 정성을 다하여 가꾸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요리를 배웁시다. 식구 가운데 누구라도 좋은 식재료를 알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집에서 어떤 음식점보다 더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먹읍시다. 요즘 언론에 나오는 그 재벌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합니다.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나 제대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들 딸이라고, 한글 맞춤법도 모르는데 전무를 시키고 상무를 시키면 뭤합니까. 그런 아들 딸, 그런 부모들이 부럽습니까?
새해에는 집에 많은 손님들을 초대합시다. 집을 어디 술집에 비교할 수 있습니까. 김치 한 가지면 어떻습니까. 술집에서 무슨 고담준론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삶이 대개 비슷비슷합니다. 사시는 집이 누추하다고 여기십니까. 아닙니다. 부끄러운 것은 집이 아니라 사실은 음식 솜씨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가장이 술을 좋아하면 집에서 술을 담을 정도는 돼야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잘 살려면 그래야 될 것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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