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는 12월 1일, 첫 일요일, 겨울비가 후둑후둑 내리는 궂은 날씨속에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에 다녀왔습니다. 우산을 받고 쓸쓸한 숲길을 걷고 온실에 들렸다가, 따끈한 차 생각이 나서, 일행은 커피숍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는 지난 여름 커피숍 바로 옆에 있는 연못의 청초하게 아름답던 수련이 기억이 나서 찾아가봤습니다. 수련은 그 좋던 시절을 다 보내고 찬비가 내리는 속에 서서히 물속으로 내려앉으면서 이승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선명하던 수련꽃잎이 차가운 물속에서 형해화 되어가는 과정이 마치 햄릿의 오필리아가 물속에 잠겨있는 모습 같았습니다.

아! 나의 오필리아! 너의 곁에 있어주지 못했던 그 며칠 사이에 너는 얼마나 애타게 누구를 불렀었느냐! 너의 목을 휘감아 감싸고 있던 실크 프라넷이 너의 슬픔을 말해주는 듯 투명하게 풀어지며 저승과 이승 사이에 놓여 있구나!
을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