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끝이 보이는 듯싶었습니다. 백신도 웬만큼 맞았고,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코로나19 사태’도 끝나지 않겠는가싶었던 것입니다. 요즘 들리는 얘기로는 그렇게 끝나는 것이 아닌 듯합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즉 ‘코로나19속에서 일상생활을 하자’이며, 앞으로는 ‘코로나와 함께 해야 된다’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겪다보면, ‘원래대로 되돌아 갈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싶어질 때가 많습니다. 사소한 부주의로 무슨 일을 그릇 쳤을 때도 그렇고, 자칫 건강을 잃고 후회할 때는 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작금 돌출 되어 뛰쳐나오고 있는, ‘고발사주’니 ‘화천대유’니 하는 낯선 용어의 비리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rona)’도 문제지만, 각종 구조적인 비리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위드 코리아 (With Korea)도 정말 문제 구나‘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이 코로나 19에 대한 긴급조치를 해제했답니다. 올림픽을 전후하여 코로나 1일 확진자만 2만 명이 넘었던 적도 있었는데, 근래 2천 명 이내로 줄었고, 2차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전 국민의 60%쯤 되는 모양입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녀서 조심스럽습니다만, 우리나라도 결국 그렇게 갈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는 중증환자수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병상 수와 중증환자의 사망률이 문젭니다. 백신을 접종한 효과로 중증 환자 수와 감염환자의 사망률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신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면역효과가 낮아지는 것도 3차 접종(부스터접종)으로 보완할 할 것이라고 합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고령층에 대한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가 되면, 1일 확진환자 수에 관계없이, 곧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가게 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코로나 19 제한조치들을 완화하게 된다면, 그럴 바에야 진즉부터 백신접종을 서둘렀어야 되지 않았느냐는 불만이 나올 법도 합니다. 내막이야 알 수 없지만, 우리 정부도 백신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백신의 효과나 있을지도 모르는 부작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대량으로 백신을 미리 구매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언론 보도를 보면, 당시 우리나라 방역 상황이 좋아서, 백신들을 개발하던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높은 가격으로 구매를 종용할 때, 우리 정부가 너무 여유를 부렸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다행히 백신들의 효과가, 각 종류별로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안정적이고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서 가능한대로 빨리 모두 백신을 접종 받도록 해야겠습니다. 백신접종은 과학적으로 받아들일 일이지, 떠도는 풍문을 듣고, 개인의 소신과 감정으로 판단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정치가들의 수준이 왜 낮은지 생각을 해봤습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종 공직에 있다가, 너도 나도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입만 벌리면 내뱉어내는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들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울화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정치가들의 수준이 낮은 것은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일본도 우리나라에 비하여 훨씬 후진국으로 보입니다. 제가 우리나라나 일본의 정치가들 수준을 비교하면서 느낀 점은 모두 ‘보스 정치의 폐습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후진국들 못하지 않게 오랜 동안 군사독제정치에 시달렸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장군들과 그 부관들이 정치를 했었습니까. 그들 뒤에 줄만 잘 서면 높은 벼슬을 했지 않습니까. 일본에서 총리를 뽑는 과정을 보면, 저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저러나 싶었습니다. 그런 국민들이 참 불쌍해 보였습니다.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저는 모두 자업자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제 자신도 너무 쉽게 시류에 편승해서, 남의 말만 듣고, 휘둘리며 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생각도 해봅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렇게 됐는지, 우리들이 무엇을 잘못해서 사람들이 저러나 싶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래도 이런저런 얘기들이 알려지고 있는 것만 해도 무척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혼란스럽지만, 우리들이 까마득하게 몰랐더라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천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언론 가운데, 기자정신이 살아있고,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데가 몇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여기저기 언론들의 얘기들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편파적인 기사를 쓰는 기자와 언론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이비 종교의 교주처럼 저들의 입맛대로 국민을 세뇌시키려는 보수언론의 농간에서 벗어나 ‘위드 코리아 시대’를 사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근래 개설되는 도로에는 옛날에 비하여 아찔한 고가 다리와 긴 터널들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승용차를 운전해서 빠져나가야 하는 도로 터널은 4km쯤 되는 곳은 여럿이고, 가장 긴 곳은 11km쯤 인데, 세계에서 가장 긴 도로터널은 24km도 더 넘는 답니다. 승용차로 가족과 함께 터널을 운전하며 통과하다보면 긴장이 되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됩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어리둥절해질 때가 많지만, 지금은 세상을 어쩠든 긴 터널을 지날 때처럼 조심스럽게 살아나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고, 사람들의 마음들도 무단히 들떠서 흔들리고 있는 듯합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도 걱정이 되지만, 교양 있고 품위를 갖춘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런지, 우리 모두가 이 땅에서 함께 오래도록 살아갈, ‘위드 코리아 (With Korea)’도 꽤 염려가 되고 있습니다.
을하
<시사전북 11월호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