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춤을 출테니, 너희가 피리를 불라’
‘내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을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아니 하였고, 내가 호곡하여도 너희는 함께 슬퍼하지 않았도다.’
성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자신의 진정성이 통하지 않는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세종시문제를 두고도 답답한 사람들이 많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야단이다. 여권 국회의원과 청와대비서진들이 만났다는 얘기를 들어봐도 그렇다. 진영 의원의 부친 빈소에서 친박근혜계 김무성 의원과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고 한다.
김의원이 박 수석에게 악기를 연주하는 시늉을 하면서 “이걸 좀 제대로 하라”고 운을 뗀 뒤, 춤을 추는 시늉을 하며 “그래야 나도 이걸 하지 않겠느냐”고 장난스럽게 말했다는 것이다.
박 수석은 김 의원의 춤추는 동작을 따라하며 “먼저 이걸 잘 하시면…”이라고 받아쳤고, 김 의원은 때때로 박 수석에게 “좀 잘하라” “왜 이리 무능하냐”고 핀잔을 줬다고도 한다.
세종시 문제는 친이-친박-충청-야권으로 의견이 나누어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수정안을 한나라당이 당론을 정한 후, 국회에서 통과 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국민투표보다는, 정공법으로, 국회통과를 선택했다. 이대통령은 의견을 달리하는 친박계도 ‘당론이 정해지면 당론에 따라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김 의원이 청와대비서관들에게 넌짓이 ‘나에게 비법이 있다’고 했단다. 그의 평소 의견에 따르면, ‘대통령직속기관들을 세종시로 옮기라’는 내용일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직속기관으로는 국정원,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있다. 매우 그럴 듯한 얘기이다. 세종시는 전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여 우리나라 어느 곳으로 부터도 지리적 접근성이 좋다. 박정희 대통령 이래, 계속 행정수도로서 거론 된 이유중 하나다. 행정기능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공장들은 국토의 변두리에 있어야 한다. 강의 중-상류에 오염원이 될 수 있는 시설들을 두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대통령의 말처럼, 행정부처의 이전이 어렵다면, 국가 핵심기관이라도 옮겨서, 세종시의 지리적인 잇점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서투른 박자의 피리만 계속 불지 말았으면 좋겠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고 분위기에 맞는 곡조로 바꿔보기 바란다. 아르헨티나에는 ‘탱고’를, 우리에게는 ‘도라지’나 ‘아리랑’이 좋지 않겠는가. 그렇다. 박 수석의 말 처럼, 춤을 출테니 춤에 맞는 곡조의 피리를 부르라는 뜻이다. 김 의원이 보였던 ‘이벤트’가 그런 말 아니었겠는가. ‘내가 춤을 출테니 너희가 피리를 제대로 불러달라’고.
을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