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나가서 집 둘레에 봄이 오고있는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동백은 색깔이 분홍에 가깝습니다. 벌써 7-8년전, 여수대학 수학과에 계신 분이 주신 선물입니다. 댁이 전주이신데, 여수대학에 가셔서 지금까지 오랜동안 객지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헤아려 보니, 어언 정년이 얼마 안 남으셨군요.

사진: 홑동백
처음 부임하셨을때 그 학교 일반직원 한 분이 동백씨앗을 주셨답니다. 그 씨앗을 단독 주택이었던 선생님댁 뜰에 심어서 싹을 틔워 가꾸셨습니다. 그 뒤 아파트로 이사하시면서 동백나무 묘목들을 삼천동 산비탈 밭으로 옮겼습니다. 수형이 좋은 나무로 서너 그루를 제게 주셨는데, 저는 그 동백나무들을 ‘여수댁’이라고 불렀습니다. 여수댁은 어찌나 추위를 많이 타는지 보기에 안쓰러웠습니다. 잎이 얼어서 누런 모습이 갓 시집에 온 어린 신부가 언 손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홑동백
그러다가 추위를 덜 타고 활짝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 입니다. 여수댁은 우리집 향선정과 담장 사이에 가려져 있습니다. 어느 날 가보면 뜻 밖에 꽃이 몇 송이씩 피어있어서 놀라게 했습니다. 동백이라면 ‘샛빨간 붉은 꽃’이 떠오릅니다만, 왠지 우리집 동백은 ‘분홍빛’입니다. 자칫 촌스러운 그 색깔이 어찌 그렇게 새댁같이 곱고 이쁜지 모르겠습니다.

사진: 매화
우리집 뒷쪽은 꽤 넓은 매화 과수원입니다. 오늘 아침에 보니, 그 넓은 과수원에 핀 매화는 겨우 몇 송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때가 좋을 때이고, 이때부터가 앞으로 날마다가 더 아름다워질 때입니다. 툭툭 불거진 꽃망울들이 옹골차게 아름답습니다.

사진: 매화
이른 봄 서리를 듬뿍 뒤집어 쓴, 고수입니다. 겨울에는 잎이 지열을 얻기위해 땅에 바짝 늘어붙고, 빛을 더 받기위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답니다. 갈색잎을 바탕으로, 요 몇 일 포근한 날씨에, 푸른 새순이 돋아있습니다.

사진: 고수
빛깔이 아름다운 파입니다. 김수영이 ‘파밭 가에서’라는 시가 있습니다. ‘아침에 준 물이 대낮이 되도록 마르지 않고…’ , 아름다운 시입니다.

사진: 대파

사진: 쪽파
거실에 앉아서 글을 올리다 보니, 난방용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언뜻, 봄 철 고향 마을의 들판을 가로질러 가던 기차소리 같습니다. 그 들판에도 독새기풀, 밑씻개, 나순개, 자운영 새순들이 파랗게 돋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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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과 매화는 저희 집에도 있습니다만, 꽃 피우는 것은 언감생심… 꽃망울이 맺혀 있으니, 언젠가 피기는 피겠지요. 화단의 수선화 꽃대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현재 피어있는 것은 개불알풀과 화원에서 2 주 전에 사온 시네라리아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