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생활하다보면 크고 작은 재미들이 있습니다. 텃밭에 몇 가지 채소들을 가꾸기도 하고, 좋아하는 종류의 개를 키우는 일도 그렇고, 꽃밭을 가꾸는 것도 즐거운 일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 새로 만든 꽃밭. 매화는 동편 창 앞에 한 그루 심으면 좋다.
꽃밭은 물론 봄철에 만듭니다. 시골에서의 봄은, 어디선가 향기가 감돌아 오면서 시작입니다. 그것은 어김없는 ‘서향’의 향기일 것 입니다. 그 뒤를 이어 무수한 꽃들이 순서대로 피고 집니다. 엊그제 전주 근교에 있는 화원에 들려 몆 가지 꽃 모종을 샀습니다. 마땅히 심을 곳이 없어서, 임시방편으로, 집 대문들어 와서 동쪽 창 앞에 조그만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장마철입니다. 시골에서 장마철은 꽃밭을 다시 손질하고, 이웃집과 꽃모종을 나눠 심는 때이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제일 요긴한 꽃은, 누가 뭐래도, 채송화입니다. 대문간이나 장독대, 토방이나 담장 아래, 어느 곳에 심어도 잘 자라고 보기가 좋습니다. 여름햇볕이 쨍쨍 내려쬘 때, 그래도 꿈쩍 않고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피는 꽃이 채송화입니다.

채송화는 장마철인 지금쯤 옮겨 심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분꽃도 뿌리가 깊어서 조금 더 있으면 옮겨 심기가 어렵습니다. 시골에서 채송화를 얻어 심는 것은 흉이 못 됩니다. 많든 적든, 시골에서 꽃모종을 나누어 심는 것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저 흥겨울 뿐입니다. 다른 나무나 채소들도 그렇지만, 채송화도 저녁 무렵 옮겨 심어야 합니다. 아침에 옮겨 심었다가 한낮의 불볕에 그대로 말라버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녁때 옮겨심어야 밤새 이슬을 맞고 뿌리가 얼마라도 활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몇 년 전 부터 채송화도 외래종이 들어왔습니다. 종류가 많고, 서양계집아이들과 같이, 꽃이 깜찍하게 예쁩니다. 그런데, 재래종 처럼, 씨가 떨어져 이듬해 저절로 나지를 않습니다. 별 수 없이 해마다 꽃집에서 다시 사와야 합니다. 꽃집이나 시장에 아무때나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관심을 가지고 잘 살펴봐야 합니다. 논산장에서 산 적도 있고, 전주 근처 화원에서 산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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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타나와 베베나(빨강) 그리고 파라솔버베나가 눈에 뜨입니다. 저는 근래 꽃치자를 몇그루 사다 심었습니다. 파라솔버베나는 겨울을 나지만 란타나와 버베나는 겨울을 나지 못하니 가을 무렵에 화분에 옮겨 심어 들여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