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을, 한국의 요청으로, 애초 예정했던 2012년 4월에서 2015년 12월로 늦추기로 했다. 미국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한미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협정내용을 ‘조정’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기간 동안 이루어진 정상회담에서다.
한미 ‘전시작전권전환보류’는 우리 정부가 그 동안 여러차례 논의사실 자체를 부정해 오다가 합의에 이른 후에야 밝힌 것이어서 ‘밀실외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자주국방에 관한 주요 사항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국민들의 국방주권에 대한 자존심에 관련된 사항을 비밀리에,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도 없이, 추진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일부에서 지적하듯이 전작권전환보류가,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미군기지 이전과 안보분담금, 한-미 FTA 국회비준등과 연계되어 있는 듯한 의구심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염려가 된다. 정부가 주장하듯이 남한과 북한은 국력의 차이가 엄청나다. 국력의 차이는 곧 국방력의 차이이기도 하다. 북한의 경제력으로 볼 때, 무기체계의 현대화는 엄두도 못낼 일이다. 이미 북한의 무기체계는, 잠수함 등 몇 몇 비대칭 분야를 제외하고, 남한에 비하여 고철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한미 FTA의 국회비준을 위한 협상 내용의 ‘조정’이 전작권보류의 밀실협상에 의한 댓가성은 아닌지, 국민들은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볼 때, 한미 전작권전환보류 결정은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국측의 요청으로, 어떤 댓가를 치루면서, 그것도 비밀리에, 상대방에게 구걸하는 듯한 자세였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고 본다.
한-미 전쟁작전권전환 보류는 어찌 보면 정부 스스로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일이다. 우리 정부는,국민들이 볼 때, 입만 열면 세계 몇 번째 경제 강국이요, 선진국임을 자처하면서, 자청해서 ‘작전권을 계속 맡아주기를 바란다’라고 할 수가 있었는지, 안타깝고 챙피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