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하시유지와 김대중대통령

일본의 메조소프라노 하타노무쓰미(波多野睦美 Hatanomutsumi, 1964-  )의 2009년 연주회 실황을 녹화한 필름을 보았다. 특이한 것은 어떤 한 노인이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연주회 사이에 별도로 ‘싸티’의 피아노곡, ‘짐노베티’도 세 곡을 쳤다. 이 노인이 뵈젠도르퍼로 피아노를 살살 어루만지듯 치는데, 내공이 보통 만만하게 보이지를 않았다.  볼 수록 그가 어떤 노인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알고보니, 그가 다카하시유지(高橋悠治Takahashiyuji 1938-  )라는 작곡가였다. 1980년 11월 7일 도교에서 ‘김대중씨를 구출하자-광주의 싸움을 지원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그 모임에서 김 전 대통령이 1972년 일본 망명시절에 쓴 시, ‘세월이 오며는’이 작곡되어 일본말로 노래가 불려졌다고 한다. 그 때 그 노래를 작곡했던 사람이 바로 다카하시유지라느 것이다.

연주회 사이사이에의 장면에서 메조소프라노 하타노무쓰미가 이 노인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연주회 프로그램에 다카하시유지가 작곡한 곡도 들어있었다. 다카하시유지는 무표정한 얼굴에 바지는 일본 여자나 노인들이 주로 입는 ‘몸빼’를 였다. 영락없는 시골 촌 노인 차림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가 답례 인사를 나올 때 마다 피아노 반주를 맡은 이 노인은 좀체로 나오지를 않았다. 하타노무쓰미가 반주자인 노인이 뒤따라 오는 줄 알고 뒤돌아 볼때 마다, 청중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리기곤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 망명시절에 썼다는 ‘세월이 오며는’이라는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넓은 광장에서 춤을 추면서

깃빨도 높이 들고 만세 부르며

얼굴 부벼댄 채 얼싸 안아요.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눈물과 한숨은 걷어치우고

운명의 저주일랑 하지 말 것을

하나님은 결코 죽지 않아요.

세월이 오며는 다시 만나요.

입춘의 매화가 어서 피도록

대지의 먼동이 빨리 트도록

생명의 몸부림 끊지 말아요.

‘다카하시유지’를 구글에서 검색한 내용을, 영문이지만, 덧 붙인다.

을하

Yuji Takahashi was born in Tokyo in 1938. He studied composition with Minao Shibata and Roh Ogura. From 1963 to 1966, he lived in Europe, where he studied with Iannis Xenakis. From 1966 to 1972 he lived in the United States and performed with orchestras across the continent. During the 1970s, he recorded the piano music of Bach, Satie and others for Denon. In 1978, Takahashi organized the Suigyu Band to perform Asian protest songs. Since 1983, he has performed regularly with composer-pianist Miyake Haruna. Recently he has been composing for traditional Japanese instruments as well as playing the piano and the comp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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