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꽃’이라고, 기억 나십니까.

여름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장미는 이미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난 후입니다. 요즈음은 백합꽃이  산뜻합니다.  백합꽃을 가만히 드려다보면, 성모 마리아의 꽃, 왜 백합이 순결을 뜻하는지를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백합은 향기도 짙어서, 병원에 문병을 갈 때, 어떤 환자에 따라서는 피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밀폐된 병실에서 꽃 향기가 너무 강해서 환자에게 해롭다는 뜻입니다.

오동꽃이 지면, 오동꽃 색깔을 닮아서 오동꽃을 생각나게 하고, 오동꽃을 그립게 하는 꽃이 있습니다. 저의 고향에서는 꽃이 맺힌 모양이 삼베적삼에 달린 단추와 닮았다고 해서, ‘단추꽃’이라고 불렀습니다만,  누구는 ‘유리꽃’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엊그제 어떤 분이 집에 오셔서 꽃을 보시더니, ‘잉크꽃’이 참 많네요 라며 아는 척을 하셨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아, 그렇지. 잉크꽃이라고도 했지!”하고 기억이 되살아났습니다.

이른 아침 꽃이 이슬로 젖어있을 때, 꽃에 옷자락이 스치면, 옷에 보라색 물이 들었습니다. 바로 잉크색깔이었지요.  볼펜이 없던 시절에는 잉크를 찍어서 펜글씨를 썼습니다. 손에 옷에 잉크가 곧잘 묻었습니다. 여학생들의 고운 손에도 잉크가 파랗게 묻었고, 그 모습도 이뻤던 것 같습니다.

을하

This Post Has One Comment

  1. 박천배

    벌써 백합이 피었나요? 지난 일요일 시골집에 가보니, 백합은 무성해도 아직 꽃 봉오리가 아래로 향한 것도 겨우 두 세 송이… 피는 것은 요원하겠다고 생각되더군요.  하긴 갑자기 뻥뻥 터지듯 하는 것이 꽃이긴 하죠.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