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은 졌지만, 유난히 향기가 진동하는 작약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작약꽃은 생각밖으로 꽃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모종이 부실하고, 새순이 약해서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도 대야장에서 여러 차례 모종을 사다가 심었지만 금년에야 겨우 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가을 제법 여러 종류의 색깔별로 작약 구근을 구해서 심었는데, 아직은 붉은색 꽃만 피었습니다.

전주 오거리 근처에 ‘향리’라는, 위치는 바뀌었지만, 꽤 오래 된 음식점이 있습니다. 옛날 80년대에는 소고기 ‘로스’로 유명했고, 지금도 한우소고기구이를 팔지만 가격이 보통 만만치를 않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병어찌개’를 몇 차례 먹어 봤습니다만, 그 가격도 1인당 1만8천씩이니, 셋이 가서 2인분 주문할 수 있을 때나 먹을만 합니다

향리에 가면 또 다른 향취가 있습니다. 방에 ‘芍葯山房’이라는 큼직한 액자가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추운 겨울에 그 방이름을 처음 보고 물씬한 봄의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작약꽃을 꽤 좋아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 그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꽃이 왜 모란뿐이겠습니까. 보십시요, 작약꽃. 모란꽃 못지않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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