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공주보에서 수달이 발견되었다고 난리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행은 수달의 흔적으로 보이는 물고기 찌꺼기와 변비물들을 확인하는데 그쳤지만,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찰한 끝에 동영상 촬영에 성공했다고 한다. 촬영 당일 수달은 맑은 날씨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공주보 수문 구조물 위에서 먹이 활동을 통해 포획한 물고기를 포식한 후 여유롭게 걸터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한다. 강원도 화천에 있는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박사에게 확인한 결과 다 자란 건강한 성체로 보인다고 했다. 또 언론은 한 술 더 떠서, “이웃나라인 일본의 환경성은 지난 해 9월 ’30년간 수달이 목격되지 않았다.’며 수달을 자국 내 멸종 종으로 선언한 바 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수달 한 마리 가지고 왜 난리들인가? 그럴만도 한 것은, 4대강 사업을 잘 드려다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가 있다. 22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의 큰 목적 중 하나가 ‘생태계 복원’이었다. 강바닥을 파헤치고 어떻게 생태계 복원이 되겠는가. 목적을 가상적으로 잘못 설정한 것이었지만, 경기도 여주보에서 야생 고라니를 발견하고, 공주보에서 수달이 목격됨에 따라, 국토해양부 장관의 말대로, ‘4대강사업이 목적대로 완성이 되었다’고 주장할 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달이 발견되었다고 과연 생태계가 제대로 복원된 것일까? 환경전문가들은 야행성인 수달이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공주보 수문 구조물 위에서 … 여유롭게 걸터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라는 소식에 “그것은 수달의 생태계가 교란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 한다. “수달이 다 큰 성체”라는 점도, 수달은 활동 반경이 10km 쯤으로 부여쪽에서 올라 왔을 수도 있다고 봤다. 생태계가 복원되어 수달이 공주보에서 자생하는 것이라고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발가락이 닮았다’는 김동인의 단편소설이 있다. 그 내용은 대충 이렇다. “32세의 노총각 M이 친구들 몰래 결혼을 했다. 총각때의 무절제한 방탕생활로 각종 성병을 앓아 생식능력이 없음을 의사인 ‘나’는 알고 있다. 그러한 M이 결혼 2년 후의 어느 날 갓난아기를 안고 ‘나’의 병원으로 찾아왔다. 아기가 기관지를 앓고 있었지만 M의 속셈은 그 애가 자기 애라는 보장을 얻으려는데 있었다. M은 그 애가 제 증조부를 닮았다고 말하고 자기를 닮은 데도 있다고 말했다.
즉, 가운데 발가락이 제일 긴 자기의 발가락을 닮았다는 것이다.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면서도 애써 그것을 삭혀 보려는 M의 심정이 눈물겨워 ‘나’는 발가락뿐 아니라 얼굴도 닮은 데가 있다고 말하고는 의혹과 희망이 섞인 M의 시선을 피해 돌아앉았다.”는 것이다.
공주보에서 수달이 발견되었다는 제보를 듣고 엄동설한에 달려갔다는 국토해양부 권도엽 장관의 소식을 듣고 ‘발가락이 닮았다’의 M이 떠오른 것은 잘못된 고등교육 탓일까. 고등학교 다닐 때 그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가르치셨던 보산 김진악 선생님 탓인지도 모른다. 비극적인 삶의 현실을 웃으며 이해 할 수 있도록 문학을 소개해 주셨던 선생님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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