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다. 논란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불거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부터 시작 됐다. 그것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으로 바뀌더니, ‘점입 가경’, ‘각양 각색’의 형태로 진화하고 확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국군정보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과 ‘국가보훈처의 대선 개입 의혹’들 사이사이에 국정원의 ‘정상회담록 공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국가내란혐의 구속 기소’, ‘헌재에 통합진보당의 해산 신청’ 등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실종 되었다’니 무슨 이야기인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등, 집권 여당에 의해 공공연하게 인용되었고, 국정원에 의해 국회상임위원회에서 배포까지 되었다는 대화록은 무엇인가. 검찰이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문재인 후보를 소환하여, 소위 ‘사초 실종에 대하여’, 10시간 이상 조사하였다고 한다. 대화록이 대선에서 불법으로 이용되었다는 얘기는 어디로 갔고, 과연 어떻게 된 것인가.
정부는 각의의 결의를 거쳐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정식으로 신청하였다. 통합진보당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민주주의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요 이유라고 한다. 나아가서,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 부대표를 비롯해서, 집권 여당의 일각에서는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해산을 명령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이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서 발전하는 정치체제이다. 입맛에 따라, 어떤 주장은 안 되고 어떤 주장은 된다면 이미 더 이상 민주주의가 아니다. 해괴한 논법으로 국민들의 주장을 억압했던 박정희의 유신체제가 그랬고, 그 당시 얼마나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됐었던가.
불행한 역사가 다시 반복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렇게 많은 댓가를 치루고 찾은 민주주의라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믿는 것은 단 하나,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다. 정보화시대에 설마, 그렇게 우리 국민들이 어수룩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기우일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이 염려가 된다. 위정자들이 무슨 수작을 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보자.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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