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언각비 43> 아무리 하소해도 메아리가 없다

바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간절하다 못해 처절한 염원과 고대조차도 묵살한 채 그저 묵묵부답이다. 지금까지도 기적은커녕 아무런 응답조차 없다. 그저 이따금씩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싸늘한 주검뿐이었다. 어느 봄날 수백의 무고한 목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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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42> 넋을 뺏긴들 얼이 빠진들 매 한가지

때 이르게 봄이 쳐들어왔다. 모두들 봄더위라고 했다. 허니 꽃들이 수선을 피웠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망울들을 방싯거렸다. 때는 이때다 싶었겠지. 허나 이것이 정상은 아니다. 날씨마저 미쳤다. 꽃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으랴. 절기가 흐트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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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40> 곁눈질로는 진리를 볼 수 없다

“도를 밝히는 사람은 많지만 도를 몸소 행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치를 설명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치를 깨닫는 사람은 드물다.(明道者多 行道者少 說理者多 通理者少)” 다소 무겁다. 뜬금없이 웬 곰팡내 나는 언설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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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39> 바나나 문제와 에셔의 생각

‘바나나 문제’란 새로운 용어가 관심을 끈다. 어떤 아이가 “‘바나나’라는 말은 할 줄 아는데 어디서 끝나는 지는 몰라”라고 말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a가 거듭 반복돼 쓰이는 철자법 때문에 헷갈린 탓이다.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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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36> 내가보는 너, 네가보는 나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엔 새로운 족속들이 등장했다. 이른바 ‘애프터족’이다. 바로 성형열풍이 만들어낸 인공형 인간이다. 성형열풍은 얄궂은 흐름이다. 하나의 유행이 불면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벼드는 우리네 습성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행이라기엔 지나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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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언각비 35> 아둔함을 깨닫기 기대하랴

오물로 가득찬 통에 포도주를 한 숟가락 넣으면 오물이 된다. 포도주로 가득한 통에 오물을 한 숟가락 넣어도 오물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요는 오물이란 단 한 줌만으로 수백 배의 유익한 것들을 더럽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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